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적 살처분 논란을 빚은 화성 '산안농장 사태' 이후 정부가 질병관리등급제를 운영해 방역이 우수한 농장은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경기도 내 가금 농장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최근 희망하는 가금농장에 한해 방역 수준 평가를 진행, 일정 등급 이상일 경우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하는 질병관리등급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질병관리등급제가 또 다른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금 농장의 방역 수준을 끌어올리는 순기능도 있겠지만, 방역의 수준이 최신식 설비 등에 한정된다면 재정적 여력이 있는 대규모 농장만 우수 등급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다.
게다가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된 농장에서 AI가 발생하면 보상금을 기존에 지급되던 액수보다 감액한다는 농식품부의 계획에 농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도내 한 가금농장 관계자는 "농장의 의견도 듣고 함께 논의해서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냐"며 "이를 검토할 여유도 없이 겨울철 전에 적용되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가 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농장에 부담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기준 마련에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법적 의무시설과 함께 방역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추가적 사항들도 검토하고 있다. (가금농장) 부담 요인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 가금농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농장의 상황들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질병관리등급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