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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3일 오전 인천 부평 캠프 마켓 A구역 다이옥신 오염 토양 정화작업 현장 일대 모습. 2021.6.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7일 시민위 'B구역 철거' 재논의
내부 입장정리 안돼 지역사회 논란
일부 "의견수렴 부족했다" 지적도
市 "공모·설문 등 직접 참여 구상"


반환 절차가 한창인 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 마켓을 둘러싼 '오염 정화'와 '건축물 보존' 사이의 딜레마가 지역사회 갈등으로 번지자 시민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인천시는 시민 공론화 대책을 마련하는 등 소통의 폭을 더욱 확대하면서 캠프 마켓의 활용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오는 17일 '캠프 마켓 반환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시민참여위원회'(이하 시민참여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재 환경 정화작업을 진행하는 B구역 내 건축물 철거계획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3월 시민참여위원회를 통해 캠프 마켓 B구역에 있는 건축물 31개 중 22개를 남기고, 나머지 9개는 토양 오염 정화를 위해 철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인천시가 오염 정화작업 주체인 국방부와 협의해 철거하기로 한 일부 건축물까지 존치한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국방부가 재차 철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해당 부지는 건축물 철거가 불가피할 정도로 오염이 심한 데다 정화시설인 공작장을 설치해야 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해당 부지에 공작장을 설치하지 않으면 정화작업 기간이 1년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B구역 내 건축물 철거를 두고 시민참여위원회 내부에서도 '제대로 토양을 정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건축물을 보존해 후대에 남겨야 한다'는 의견이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 3월 존치하기로 한 건축물의 철거 여부를 이달 17일 시민참여위원회 회의에서 재논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시민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론을 수렴하는 시민참여위원회 내부에서조차 현안에 대한 입장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논란은 지역사회로 번졌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캠프 마켓 내 건축물이 일제의 잔재라는 이유로 철거해야 한다며 온라인 시민청원을 냈고, 3천명 이상 동의를 얻어 인천시의 공식적인 답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인천시는 시민청원에 대해 "건축물의 존치나 철거계획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며 "보존할 건축물도 존재한다"고 답변했다.

인천시는 최근 '캠프 마켓 부평 미래 10년 로드맵'을 수립하고 시민 공론화 방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론화 방안은 인천연구원이 올 하반기 진행하는 정책연구과제 '시민과 함께하는 캠프 마켓 공원 조성 방향 구상'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민 공모, 시민참여단, 여론조사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며 "체계적으로 정확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책연구를 통해 공론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