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회 정례회 홍보의 장 전락 지적
날선 토론·공방 '실종' 친근감 표현
"유력후보에 잘 보이려 노력 씁쓸"
대통령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경기도의회 도정질문에 힘이 빠졌다. 통상 도정질문이 도정의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면서 때론 날 선 토론과 공방이 벌어지던 예년과 달리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책을 홍보하거나 친근감을 표현하는 홍보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반응이다.
9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52회 정례회에서 도정과 교육행정에 관한 질문에 나선 박태희(민·양주1) 의원은 도가 추진하고 있는 기본주택과 기본금융, 지역화폐, 경제 방역 등을 질문했다.
또 남·북부 균형발전, 공공의료의 확대와 수술실 CCTV 의무 설치 법제화의 필요성 등에 대해 물었는데, 이들 모두 이 지사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거나 중앙정부와 국회에 요구하고 있는 사안들이다.
특히 기본주택과 기존 공공 임대주택의 차이를 묻거나 기본주택이 주택시장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영향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을 뿐, 이들 정책이 갖는 한계 등에 대한 추가 질문은 없어 이 지사 정책을 홍보하기 위한 것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김경호(민·가평) 의원은 질의보다는 사적 친분을 드러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질문과 관계없이 "지사님, 저랑 친하세요?"라는 등 농담에 가까운 질문을 해 평소 도정질문이 갖는 무게감에 못미쳤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결국 이날 도정질문은 평소 도의회가 보여준 날카로운 질문이나 치열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은 채, 이 지사와 도의원들의 홍보·친선의 시간이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도의회 내부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한 3선 도의원은 "유력 대선 후보에게 잘 보이기 위한 노력이 표면으로 드러난 것 같아 씁쓸하다"며 "자치분권을 위해 한목소리를 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스스로 대선 영향권 안에 들어가려는 일부 의원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도정질문이 끝나고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지사와의 친분을 내비치려는 일부 의원들의 지난 발언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18년 8월 330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는 한 의원이 나서 "이제는 제가 제일 존경하고 사랑하는 도지사님께 질문 던지는 시간입니다"라고 말해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2019년 3월 열린 334회 임시회에서는 "제가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 분이 계셨다"며 그 가운데 "높은 지지율로 경기도 선거를 이끌어주신 지사님이 계셨다"고 말해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