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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SNS에 올린 게시물. /대한아동방지협회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의 이름은 민영이. 이름을 부르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우리(취재진)는 입양 전 보육시설에서 밝게 웃으며 카메라를 응시하는 귀여운 민영이 사진을 입수했다. 입양 후 민영이가 아파트 단지를 걸으며 "민영아"를 부르는 엄마(양모)의 목소리에 환하게 웃으며 돌아보는 동영상도 보았다.

그러나 사진도, 영상도 공개하지 않았다. 당연히 이름도 꺼낼 수 없었다. 혹시라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 아이가 눈을 떠 새 삶을 얻었을 때 '민영이'라는 이름을 되찾을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다.

오늘(10일)로 딱 한 달하고 이틀째 민영이는 꼬박 가천대 길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다. 의료진은 사실상 '뇌사' 상태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사건이 발생하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민영이 사건인 '화성입양아동학대사건'을 취재했다. 민영이의 상태를 매일 점검하고 고의성 입증을 위해 사건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을 더 알아내려 애쓰며,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알리기 위해 계속 기사를 작성했다. 우리가 멈추면 민영이가 잊힐까 두려워 펜을 놓을 수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서울 양천구 16개월 영아 '정인이사건'을 세간에 알린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10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인스타그램 등 협회 SNS를 통해 화성입양아동학대사건을 '민영이 사건'으로 명명하고 사건의 진상을 알렸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 "민영"'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민영이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했다.

게시글에는 "민영이는 친부모에게 버려져 양육시설에서 자랐고 생후 24개월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는 30대 입양부모가 '불쌍하다'며 입양했습니다"라며 "양부모는 학대피해아동을 위한 그룹홈을 운영한 적도 있어 누구보다 아동학대와 학대피해아동에 대한 이해가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양 6개월 만에 입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하기 시작, 그 나이 특유의 호기심이 많았던 만 2살 민영이는 의자에 올라가 논다는 이유로 몸이 날아갈 정도로 뺨을 맞았고, 울지 말라고 했는데도 운다고 폭행을 당했습니다"라며 "겨우 만 2살 아이에게 물건을 만지다 부쉈는데 사과를 안했다, 저녁 식사 후 싱크대에 빈 그릇을 가져다 두라고 했는데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끔찍한 학대를 자행했습니다" 라고 알렸다.

끔찍한 학대로 민영이는 결국 뇌출혈로 인한 뇌사상태에 빠져 생사를 오가지만, 양부는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아 살인미수가 아닌 아동학대중상해 혐의만 적용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우리는 절대로 잊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강조했다. 또 정인이사건 때와 같이 사건번호를 알리며 서명지 및 엄벌진정서를 법원에 제출해 줄 것을 촉구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협회에선 양부에게 살인 미수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라면서 "피켓 시위와 서명, 진정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목소리를 내려 한다"라고 강조했다.

/공지영·이시은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