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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정 신임 수원고등검찰청장이 1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검찰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1.6.11 /연합뉴스

"우리 모두 더 겸손해집시다."

김관정(57·사법연수원 26기) 제5대 수원고등검찰청 검사장은 11일 오전 수원검찰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고검장은 "검찰 조직은 지금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서 "서로 반목하고, 이를 넘어 공격까지 하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조직 간부로서 대단히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이렇게 된 데에는 구성원의 오만이 가장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검찰 조직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한 '겸손한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고검장은 "우리 모두 겸손해져야 한다. 외부적으로는 사건관계인이나 타 국가기관의 의견을 존중하고, 내부적으로는 서로 인정하고 대등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고검장은 무죄 선고율과 장기미제가 늘어난 검찰의 현 상황을 병을 진료하지 못하는 의사에 빗대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무죄율이 지난 2010년 0.47%에서 지난해 0.8%로, 특히 인지사건 무죄율은 같은 기간 2.21%에서 4.02%로 10년 만에 거의 두배나 증가했다. 1년 초과 장기미제도 2016년 25건에서 2020년 1천46건으로 불과 수년만에 약 40배 증가했다"며 "아파서 병원에서 종합검사를 받았는데 3개월, 6개월이 지나도 그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사건처리 지연과 비교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의 수사 실력이 부족해 불필요한 압수수색을 하고 사건처리가 지연돼 당사자들이 고통 받을 수 있다는 생각, 한번 해봤나"라며 짚어내기도 했다.

김 고검장은 대구 영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97년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인천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 검찰연구관, 창원지검 공판송무부장, 울산지검 특수부장,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수원지검 평택지청장,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대검 형사부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지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