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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경인지회 조합원 100여명이 14일 오전 10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 앞에서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1.6.14 /신현정 기자 god@kyeongin.com

"우리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와 차별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전면적인 투쟁에 임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이 직접고용을 촉구하면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14일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지부 경인지회(이하 경인지회) 조합원 1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 앞에서 고객센터 공공성 강화와 직접 고용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1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해 국민건강보험 공공성 강화, 고객센터 직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총파업은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총파업에 참여한 전국 조합원은 약 970여명이며, 경인지회에서는 상담사 180여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진효정 경인지회장은 "건보공단 이사장은 센터 상담사들과 대화하겠다고 했지만, 6월 중순인 지금까지도 이는 실현되고 있지 않다. 사탕 발린 말만 내뱉으면서 상담사를 우롱하는 행동"이라며 "우리 요구는 한결같다. 임금인상과 처우 개선 그리고 이를 통한 상담 질 강화로 국민들이 모르는 공단 제도를 안내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상담사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대한 국민의 정보를 다루는 건보공단은 고객센터를 직접 고용해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면서 직접고용 문제에 대해 건보공단 이사장이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현재 건보공단 고객센터 업무는 민간위탁 방식이다. 고객센터 노조는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따라 공단이 청소와 시설관리 등 용역 노동자 700여명을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했는데도 상담사들은 배제됐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건보공단이 꾸린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 고객센터 운영방식을 논의하는데, 협의회에 당사자인 상담사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상담사들은 외주화된 노동으로 극심한 경쟁에 내몰려 10명 중 8명이 우울증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콜 수 압박에 쫓겨 서둘러 수화기를 내려놓아야 하는 현실은 지난 2월의 24일간의 파업으로도 바뀐 것이 없다"고 했다.

또한, "10년, 15년 일해 온 상담 노동자의 직무 경력은 인정해 주지 않고 좁디 좋은 바늘구멍을 통과한 사람만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과연 공정한 세상인가"라며 "공정이라는 말로 차별을 정당하지 말아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것은 오로지 좁은 문 앞에서만 줄 서 있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했다.

경인지회는 이날 오전 10시 건보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 기자회견은 오후 12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오후 2시 경기도청 앞에서 연달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반면 고객센터 노조의 직접 고용 요구를 두고 건보공단 정규직원 중 일부는 직접 고용을 반대하면서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고객센터 노조의 총파업을 중단해 달라면서 이날 본사 로비에 농성장을 차리고 단식을 시작했다. 김 이사장은 "고객센터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건보공단 노조는 사무논의협의회에 참여해 달라"면서 "두 노조가 결정을 내려주실 때까지 단식하며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