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시설내 활동자 접종 불구
30세미만 화이자 접수도 해당 안돼
호흡기장애 있어도 상당수 미포함
"마스크 착용 어렵고 코로나 취약"
정부에 "포함시켜달라" 지속 요구
"마스크 때문에 숨 쉬기조차 어려운데 백신 접종 가능하단 소식이 없습니다."
척수공동 중증장애가 있는 직장인 A(28)씨는 호흡기 질환자로 등록되지 않았으나 호흡기가 일부만 성장해 숨 쉬는 게 불편하다. A씨가 마스크를 쓰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은 비장애인이 빨대를 입에 물고 호흡하는 것과 비슷한 고통이다.
A씨는 자신처럼 호흡이 어려워도 호흡기 장애인으로 등록되지 않았거나 시설 밖에 있어 접종 대상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많다고 호소했다.
생활·지역사회재활·직업재활 등 장애인시설 밖에 있는 장애인이 백신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14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월26일 65세 미만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입소·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후 접종대상을 요양시설 내 65세 이상 입소·종사자로 확대하고, 3월부터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전체로 범위를 넓혔다. 또 4월에는 어린이집과 특수교육 종사자 및 보건교사 등이 포함됐으며 이달 미국에서 얀센 백신이 들어오면서 예비군과 민방위 등 군인 접종으로 확대됐다.
장애인은 지난 4월 시설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만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됐으나 시설 밖 장애인은 중증이어도 여전히 백신 대상이 아니다. 현재 질병관리청에서 30세 미만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대상을 접수하고 있는 것도 시설 밖에 머무는 장애인은 할 수 없다.
경기도 내 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 56만9천726명이고 이 가운데 백신 우선접종대상인 ▲장애인시설 이용자는 3만516명 ▲신장장애 2만3천587명 ▲호흡기장애 2천482명 등이다. 시설 밖 장애인이어도 접종 대상 연령에 포함될 수 있으나 상당수 장애인이 중증이어도 접종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이에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렵고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점을 들어 정부에 우선 접종대상에 포함해달라고 지속 요구하고 있다. 특히 14일 기준 백신(1차) 접종률이 22.9%를 기록해 국민 5명 중 1명이 맞은 상황을 고려해 전염병에 취약한 장애인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주석 간사는 "백신이 부족한 상황이 아닌데 상당수 장애인이 접종 대상에서 배제되는 것은 전염병에 취약한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