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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와이파이 자체 품질이 낮아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수원역 AK플라자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공공와이파이 기기. /경인일보DB

지자체, 수천만~수억원 투입 불구

낮은 품질로 효용성 떨어진다 지적
증설에 초점 유지개선 예산 미편성
"고가 장비로 교체 현실적 힘들어"


14일 오후 3시 수원 화성행궁 광장. 수원 시민들의 대표적인 힐링 장소 중 하나인 행궁광장에서 평소 즐겨보던 동영상을 재생한 A씨는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광장 중간에서 재생되던 영상이 바로 옆 미술관으로 가자 멈추기 시작했다. 광장에서 불과 150m 떨어진 거리에서는 아예 영상이 재생되지 않았다. 1분쯤이 지나자 와이파이 연결이 끊어졌다.

A씨는 "공공와이파이가 느리고 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잦아 불편하다"며 "통신환경이 다른 외국인들이나 취약계층은 공공와이파이가 필요한데 높은 질의 와이파이가 지원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와이파이 사업에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와이파이 자체 품질이 낮아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들의 정보권 접근을 위해서는 양질의 공공 와이파이 설치가 필요하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신형 장비로 교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약 253개소에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이 중 절반이 지자체가 구축하는 와이파이로, 설치에 총 8억원의 예산을 썼다.

그러나 수원시는 내용 연수(6년)가 지난 노후화된 와이파이는 교체하지 않아 일부 구간에서 통신 끊김 현상 등의 불편이 나타나고 있다.

증설에만 초점을 맞춘 것으로 유지 개선에는 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이다. 와이파이를 교체한다 하더라도 빠른 속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안양시는 2천1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올 하반기에 오래된 장비 33대를 교체할 예정이다.

하지만 안양시가 교체할 와이파이는 정부가 채택한 신형 '와이파이6'가 아닌 '와이파이5'다.

다중접속 환경에서 최적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와이파이6는 와이파이5 보다 4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산이나 기술적 문제로 설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지자체들은 전 기술 기준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와이파이6를 설치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고가의 장비로 교체하는 것은 지자체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정에 시민들의 정보 접근성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관계자는 "정부 주도 와이파이와 달리 지자체 와이파이는 예산 사정이나 시장의 의지에 따라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며 "통합관리센터를 통해 지자체 와이파이까지 일괄적으로 관리한다면 좋겠지만 아직 요원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원근기자·이자현수습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