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도박공간 개설 혐의 2명 구속…
비인가 'FX사이트'로 수수료 꿀꺽
불법 외환 차익거래 사이트를 운영해 100억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7일 도박공간 개설 혐의로 20대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월 사설 'FX마진 거래 사이트'를 개설한 뒤 올해 2월까지 회원 1만1천여명으로부터 1천975억원을 입금받아 수수료 명목으로 118여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FX마진거래는 서로 다른 통화 간 환율변동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도록 설계된 일종의 환차익 거래다. 정상적인 FX마진거래의 경우 금융위원회의 금융투자업 인가를 취득한 금융회사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금융회사를 통해 증거금 1만 달러를 예치하고 해외거래소에 주문한 후 비교 대상 통화의 등락 폭에 따라 손익이 결정된다.
하지만 이들이 운영한 FX마진거래 사이트는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지 않았다. 경찰은 회원들이 1∼5분 정도 환율 등락에 베팅하도록 하고 맞추면 수수료 13%를 제외하고 베팅금액의 1.87배를 지급, 틀리면 모두 잃는 '홀짝 게임'과 유사한 도박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본사, 총판, 지사, 지점으로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고 유튜브와 블로그로 홍보하며 회원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나눠 가졌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상품에 투자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정상 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5분 이하 짧은 시간 내 방향성을 맞추고 손익을 정산하는 유형은 도박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