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재판 정치생명 위협 동병상련
'친문 적자' 김지사, 이지사에 큰힘
낙선 의도 발언 단번에 선 그은 李
金 "경선 연기론, 당헌·당규대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교감은 지난 2018년 7월 취임 초부터 이어져왔지만 공개적인 양자 회동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도지사 당선 직후부터 두 단체장은 수사·재판을 받아오며 정치적 생명을 위협받았는데 이런 점이 교감의 주된 요인이 됐다.
김 지사는 2018년 10월 "이 지사도 예사롭지 않은 송사를 겪고 있다. 제 사건도 마찬가지지만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고 본다. 동병상련 같은 것"이라며 이 지사에 힘을 실었다.
이 지사 역시 "경기도나 경남이나 지역 현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 김 지사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 지사와의 교감은 2017년 대선 경선 이후 강경 친문 지지 그룹의 비토를 받던 이 지사에게 큰 힘이 됐다는 평이 나왔다.
'드루킹' 김동원씨의 발언 논란에도 두 단체장의 교감은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019년 9월 김 지사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는 "(2017년 12월 김 지사와 만나 댓글 조작을 돕는 문제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김 지사가 경기도지사 이야기하면서 '이재명 떨궈도 되지 않냐'고 이야기했다"면서 김 지사가 이 지사의 낙선을 의도했다고 발언했다.
이 지사 측은 "김 지사 인품을 잘 아는데 그럴 리 만무하다"며 단번에 선을 그었고, 김 지사는 "이 지사님, 고맙다. 지사님이 이렇게 정리해주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며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님을 새삼 많이 느낀다. 지사님도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 얻길 바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논란 후 한 달 뒤인 그해 10월 이 지사와 김 지사는 양정철 당시 민주연구원장과 수원의 모처에서 비공개로 저녁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두 단체장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기본소득에 대해선 입장을 달리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김 지사는 최근 친문계 의원들 중심으로 일고 있는 경선 연기론에 대해선 당헌·당규대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14일 jtbc 인터뷰에서 경선 연기론에 대해 "당헌·당규에 정해진 사항을 원칙대로 해야 한다"면서도 경선룰에 대해선 "후보들 간 합의와 당원들 공감대가 있으면 얼마든지 유연하게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선 때는 1위 후보가 협공을 당한다. 1위 후보가 양보하느냐, 아니냐 하는 것도 하나의 선거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시계가 빨라지는 상황 속 이 지사와 김 지사의 만남이 여러모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가운데, 17일 경남도청을 찾은 이 지사에게 김 지사는 "1983년 경남도청 이전 후 도청을 찾은 첫 현역 경기도지사"라고 환대했다. 이 지사는 "정말 영광이다"라고 화답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