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대변인, 전격사퇴 하면서
'보완이 아닌 대체카드' 목소리도
尹 응답 회피속… 崔 "곧 입장정리"
야권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대장주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그 대안카드로 최 원장에게 시선이 쏠리는 형국이다. 특히 윤 전 검찰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이 20일 전격 사퇴하면서 최 원장이 보완카드가 아닌 대체카드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 발언을 기점으로, 야권의 기대감은 한층 커지는 흐름이다.
최 원장은 대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을 지지해온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20일 사실상의 정치참여 언급으로 해석하면서 "전향적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40년 가까이 법관을 지내며 숱한 일화를 남긴 '공직자의 롤모델'로 꼽힌다. 감사원장 재직 기간에도 강직함과 균형 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두 아이를 입양한 '인생 스토리'와 함께 대권의 무게추인 PK(부울경) 출신인 점도 정치적 강점으로 꼽힌다.
최재형 카드의 부상은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물음표가 커지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윤 전 총장은 서울 광화문 인근에 사무실을 열고 오는 27일에는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예정이지만,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는 속시원한 답을 피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을 대안카드를 확보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국민의힘이 부쩍 최 원장을 '응원'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준석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최 원장을 윤 전 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과 함께 '당의 대선주자'로 규정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지난 17일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원전 경제성 조작을 밝혀낸 최 원장에게 (검찰이) 보복 수사를 하고 있다"며 최 원장을 엄호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 원장에게서는 굉장한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최 원장 스스로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할지, 그래서 얼마나 대중적 지지를 끌어낼지는 전혀 다른 영역"이라며 "결국 출사표를 던진 이후 국민의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