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던 경비원 A씨는 관리 용역 업체가 바뀌면서 고용 승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경기도 아파트 경비노동자 모니터링단은 A씨의 사연을 듣게 됐다. 상황을 살펴보니 A씨뿐 아니라 다른 경비원들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일을 그만둬야 했다.
모니터링단은 일을 그만두게 된 경비원들에게 복직 희망 의사를 묻고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등을 안내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직접 아파트 입주자 대표를 면담하는 한편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입주민들도 경비원들이 다시 일할 수 있게 해달라면서 현수막을 내걸었다.
결국 지난달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는 A씨의 복직을 결정했다. 밀려나듯 짐을 싼 지 4개월 만이었다. A씨뿐 아니라 복직을 희망한다고 밝힌 2명도 공석이 발생하면 우선 채용키로 결정했다. 고르기 쉽고, 다루기 쉽고, 자르기 쉬워서 '고다자'라는, 경비원이 복직한 흔치 않은 사례라는 게 경기도 측의 설명이다.
A씨의 복직을 도운 아파트 경비노동자 모니터링단은 올해 처음 도입됐다. 도내 15개 시·군 아파트에서 경비노동자의 노동시간, 갑질 피해 여부, 아파트 내 휴게시설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지금까지 1천700여명의 경비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A씨 사례도 조사 도중 파악하게 된 경우다.
입주민의 폭행, 폭언에 시달리고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일방 통보하는 등 경비원들에 대한 갑질 사례가 숱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경기도는 모니터링단 운영을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경비노동자의 노동 권익 침해 사례를 발굴하고 심리 상담, 권리 구제와 문제 해결을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