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가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소방당국이 건물 구조안전진단을 거친 후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21일 오전 10시30분께 국토안전관리원 중부지사장 등으로 구성된 외부 전문가와 안전진단팀은 2시간 30분가량 건물 안전진단을 진행했다. 인력을 투입하는 소방활동은 전 층을 걸쳐 가능하지만, 포크레인 등 중장비 투입은 위험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부터 소방관 70여명을 투입해 교대로 진화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직도 불이 난 물류센터 내부에서는 화재 연기가 나오고 있지만, 불은 대부분은 꺼진 상태다. 앞서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서 실종된 고 김동식(52) 광주소방서 119 구조대장 수색 작업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지난 19일 안전진단에서 지하 2층은 안전하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전날(20일)부터 지하 2층 등 일부 층에서 내부 진화작업을 벌였다. 아울러 이날 2차 건물 안전진단을 거친 후 내부 진화작업 범위를 전 층으로 확대했다.
이와 더불어 경찰은 쿠팡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 중이며, 빠르면 다음 주 현장 감식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한, 경찰은 전날 이상규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이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와의 면담에서 밝힌 스프링클러 작동 지체 부분을 포함해 화재 원인과 안전조치 미준수 사항 등을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와 면담 자리에서 이 본부장은 "최종 결과가 나와야 하겠지만, 소방이 조사한 바로는 스프링클러 작동이 8분가량 지체됐다"고 했다. 또 "원칙적으로 스프링클러를 폐쇄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기술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오작동이 많아서 화재 경보가 한번 울렸을 때는 다들 피난하지만 두 번째부터는 '이건 가짜'라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에도 8분 정도 꺼놓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스프링클러 지체 여부 등 현장감식 이후 다각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쿠팡 관계자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과정에서 스프링클러 부분이 언급됐는지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 현장감식을 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36분께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해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20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화재 발생 2시간 40분여만에 큰 불길을 잡고 차례로 경보령도 해제했다. 그러나 오후 11시49분께 지하 2층 발화지점 부근 적재물이 쌓인 철제 선반이 무너지면서 불길이 다시 시작됐고 곧 물류센터 전체 층으로 확대됐다. 이 불로 화재 진압에 나섰던 고 김동식 구조대장이 화재 현장에 고립됐다가 48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지난 19일 김 구조대장 시신 수습 후 낮 12시25분께 큰 불길을 잡고 대응단계를 1단계로 하향, 전날 오후 3시56분께 경보령을 해제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