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연극계가 활발하던 1980년대에는 문화가 집중된 서울로 굳이 가지 않아도 수원에서 좋은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그게 얼마나 큰 이점인지는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다. 현재 수원의 연극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은 작은 극단과 그곳에 속한 (시민)배우들이다. 그들이 시간과 열정을 쏟아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음에도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소극장 울림터'는 수원에서 유일한 민간 소극장으로 지역의 극단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이곳을 운영하는 극단 메카네 역시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적은 인원으로 돌아가는 극단들은 작품 올리기도 빠듯해 홍보에 많은 돈을 들일 수도 없다. 그래서인지 수원시에서 임시로 운영했던 수원시민소극장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관계자들이 많다.
오히려 지금이 문화적으로 각박할 수 있다는 한 배우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경제논리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는 이 시대 문화예술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한번 쯤은 되돌아보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의 극단이 자생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지자체에서 제작지원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것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안타깝고 슬프다.
배우·무대·관객·희곡. 연극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이 가운데 지역의 극단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무대와 관객이다. 이들이 공연할 기회를 열어주고, 관객들이 좀 더 쉽게 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연극계를 받치고 있는 작은 극단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오랜 역사에 걸맞은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구민주 문체부 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