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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 택시 표시. /연합뉴스DB

"수원시민들의 힘으로 카카오 '택시독점' 무너뜨릴 수 있어요"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80%를 차지한 택시호출앱 카카오T에 맞서 수원시가 내놓은 공공 택시호출앱 수원e택시의 인기가 거세다.

출시 두 달 만에 수원 택시기사 4천명 가까이 가입하는 등 호응이 높아서 일각에서는 수원시가 카카오T택시의 대항마를 배출한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반응도 나온다.

26일 수원의 택시기사 이모(65) 씨는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으로 차를 호출한 기자에게 "다음부터는 수수료 없는 착한 택시앱 수원e택시를 이용해보라"고 권유했다.

처음에는 서비스를 전면 무료로 운영했던 카카오가 최근 유료 멤버십 기사에게 우선 배차권을 주기 시작하면서 이에 반발한 수원 지역 택시 기사들이 시와 손잡고 수수료 0원인 공공 택시호출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날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e택시는 지난 4월 수원시가 민간과 협력해 내놓은 공공 택시호출앱이다. 구동 방식은 카카오T택시와 동일한데 택시 기사들이 내는 중개수수료는 없다. 승객 역시 사용 금액의 2%를 마일리지로 적립받을 수 있다.

출시 두 달이 조금 지났지만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수원e택시의 돌풍은 거세다.

이날 수원시에 따르면 26일 현재 수원e택시에 가입한 기사는 3천854명으로 수원 전체 법인·개인 택시기사(4천638명)의 83%다. 승객 가입자는 3만 3천명으로 이중 40% 가량이 20대와 30대 여성이다. 누적 콜수는 15만 건에 달한다.

특히 카카오T 가맹 기사들이 승객에게 직접 수원e택시를 홍보하면서 앱 스토어에는 "기사님의 추천으로 수원e택시에 가입했는데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이 앱에 가입한 택시기사 이씨는 "카카오는 혁신을 앞세워 택시 호출 시장을 장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유료화하고 있다"며 "수원e택시가 지금처럼만 성장하면 최소한 수원지역에서는 카카오택시를 견제하는 공공 택시앱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전국 택시기사 27만명 중 25만명(92.6%)이 카카오T택시에 가입된 상태다.

지난 2015년 출시 당시엔 전면 무료였지만 4년 만인 2019년 승객이 수수료 1천원을 더 내면 배차 확률을 높이는 '스마트호출'을 출시해 유료화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해 4월엔 기업 유료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AI 배차 서비스를 출시해 수수료 상한을 없앴고, 지난 3월에는 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우선 배차권 등이 포함된 월 9만 9천원의 유료 멤버십을 출시하는 등 서비스 일부가 유료로 전환되는 추세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