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노선이 경기·인천 주민들의 바람과 달리 김포 장기~부천종합운동장 노선으로 확정됐다. 정부는 GTX-B노선(송도~마석)을 공용해 용산역까지 직결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충분치 않다. 경기·인천 주민들은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경기 주민들은 김포~강남~하남을 잇는 노선을 요구했다. 인천 주민들은 인천공항·청라 방면과 김포·검단 방면이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Y자'로 만나 서울 강남권과 하남으로 이어지는 노선을 희망했다. 이런 요구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경기·인천 민심은 더욱 분노할 것으로 보인다.

GTX-D노선은 정부가 수도권 신도시 조성 정책과 관련해 내놓은 사업이다. 정부가 이 같은 구상을 내놓자 해당 지역 경기·인천 주민들은 기대에 부풀었다. D노선 구간은 상대적으로 철도망이 미흡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충분한 검토 없이 GTX-D노선 건설 구상을 발표한 탓에 해당 지자체들이 경쟁하듯 노선을 제안했고, 경기와 인천 주민 간 갈등도 생겼다. D노선 확정에 따른 후유증은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D노선 시발은 정부의 수도권 신도시 조성 정책이다. 수도권 신도시 조성은 인구가 서울로 집중되고 서울 집값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데, 그렇다면 경기·인천 주민들이 대중교통을 통해 서울을 편하고 신속히 다닐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노선을 결정할 때 경제성만 따질 것이 아니라 경기·인천 주민을 배려해야 하는 이유다. D노선이 김포 장기~부천종합운동장에 그치면 안 된다. 정부가 서울 강남 집값이 오를 게 두려워 강남권과 하남까지 직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정부는 D노선을 인천공항·청라와 하남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해야 한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변경안을 만들 때 이 같은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D노선 건설을 추진하면서 노선 계획을 변경하는 방안이 있고, 정치권에서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제시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GTX-D노선 건설은 정부의 수도권 신도시 조성 정책에서 비롯된 만큼, 정부는 노선 확정에 따른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른 철도 노선으로 경기·인천 주민을 달래는 것보다 경기·인천 주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GTX-D노선을 연장하는 게 가장 좋은 치유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