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비서관·檢인사 등 국민적 의문 답해야
야권도 합당·외부 대권주자 해결방안 제시
과거 반성·미래의 집권비전 먼저 내놓아야

길고 긴 연기 논란을 매듭지은 송 대표는 '상식'과 '원칙'에 그립을 세게 잡고 있다. '이재명 편들기'라는 강성 당원들의 반발을 원로들의 의견과 여론조사로 눌렀다. 이런 기준으로 당내 9명의 주자가 30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송 대표의 이런 원칙론에 힘을 더하려면 이제 대권 주자들이 국민의 물음에 직접 답해야 할 때다. 조국, 오거돈, 박원순 사태부터 시작해 여권의 내로남불, 부동산문제까지 명쾌하고 정확하지 못했던 견해를 내놓아야 한다. '조국의 시간'은 야당 대표 경선을 강타한 이준석 현상을 키우는 데 이바지했다면, 추미애로 윤석열을 키웠다. 그 윤석열은 엊그제 자신을 임명한 정권의 교체를 주장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돈을 잘 못 만져 검찰로부터 기소당한 윤미향 의원. 이번에는 부동산 명의신탁에 걸려 제명됐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물러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사건은 사퇴했다고 얼렁뚱땅 넘어갈 일도 아니다. 검찰 중간 간부 인사도 권력 비리를 수사한 검사를 모조리 교체하거나 좌천했고, 정권에 충성한 검사들을 영전시킨 것에 대해서도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 시장에 문제 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등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자산의 승계 여부도 밝혀야 한다.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가 되려면 반드시 위에서 나열한 국민적 의문에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지난 탄핵 정부에 대한 책임론까지는 아니지만 '반문재인' 정서가 형성되기까지 견제하지 못했고 국민의 분노를 어루만져주지도 못했다. 당연히 수권정당의 모습도 보이지 못한 채 '반문재인' 정서와 야권 통합에만 목을 매고 있다. 야권 통합이 정권 교체의 '능사'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그럼 통합을 위한 비전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영남에 치중해 있는 지역통합과 세대통합, 계파 통합을 완성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현 정권의 오만과 독선, 권위주의적 국정운영과 측근에 의존하는 폐쇄적인 리더십에 국민들은 신물을 느끼고 있다.
물 들 때 배 띄운다는 말이 있듯이 이준석 체제의 등장은 우리 사회가 정치권 변화를 얼마나 목말라 하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 윤석열·최재형 등 외부 대권 주자들과의 연합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밝혀야 한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겠지만, 당내 주자와 당외 주자, 당외의 윤석열·최재형을 두고 느직느직하다 보면 누군가(?)의 이간계 한 방으로 또다시 훅 날아가 버릴 수 있다. 그게 지금 야당의 한계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고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수단이다. 지금은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당내 경선이기에 정교하고 구체적인 정책 비전도 중요하지만, 이 못지 않게 과거에 대한 성찰과 반성, 그리고 미래를 담을 집권 비전을 먼저 내놓아야 할 것이다.
또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 정치에 대한 변화 욕구가 큰 선거가 될 거 같다. 그러다 보니 정권을 연장하려는 세력과 기필코 교체해야겠다는 세력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하고, 진영의 싸움은 더 격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벌써 시중에는 특정 후보의 출처 불명의 'X파일'이 무차별하게 나돌아 과거의 '김대업 사건', 지난 서울시장 '생태탕 선거'의 데자뷔가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네거티브 선거가 모든 선거에서 반드시 유리했던 건 아니지만, 최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후보 검증과 어젠다들이 뒷순위로 밀릴 수 있다. 그래서 과거에 대한 성찰과 소통, 탕평, 미래 비전을 담아낼 후보를 고르는 일에 국민들이 더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인 것 같다.
/정의종 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