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정치 철학인 억강부약, 대동세상과 거듭 중요성을 강조해온 실용적 민생개혁을 역설하기도 했다. 2017년 대선 도전 당시 공언한 이재명표 경제 성장 정책, 자주 국방과 국익 중심 균형 외교, 한반도 평화 정착, 기본소득도 변함 없이 담겼다. 영상으로 출마 선언을 한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무명용사비를 참배했는데 파격의 연속이라는 평이 제기됐다.
이 지사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두번째다.
성남시장 재직 시절이었던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도전하면서 그는 첫 자전적 에세이 '이재명은 합니다'를 출간했다. 자신의 생애와 성남시장 당선까지의 과정, 재임 기간 겪은 희로애락이 주를 이뤘다. 대선 경선은 물론 1년 뒤 도지사 선거에 도전할 때도 성남시장으로서 이뤄낸 성과를 내걸면서 '이재명은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3월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성남에서 검증된 능력과 경험으로 모든 국민이 선망하고 31개 시·군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는 새로운 경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던 이 지사는 두 번째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힌 1일에도 "누군가의 미래가 궁금하면 그의 과거를 봐야 한다. 저는 지킬 약속만 하고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며 공약 이행률이 90%를 넘었다"며 "정치적 후광, 조직, 돈, 연고 등 아무 것도 없는 저를 응원하는 것은 성남시와 경기도를 이끌며 만들어낸 작은 성과와 효능감 때문일 것이다. 실적으로 증명된 이재명이 나라를 위한 준비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더 큰 도구를 달라.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한다"고 말했다.
그의 오랜 정치적 철학인 억강부약(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 대동세상도 어김없이 출마 선언 메시지에 담겼다.
2017년 대선 경선 당시에도 이 지사는 "대한민국을 맡겨 주시면 억강부약의 정신을 실천하는, 역사상 최고의 개혁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억강부약을 대선 공약 1호로 내걸었다.
도지사 선거 과정에서도 이 지사는 "저는 정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억강부약에 있다고 믿는다. 억강부약 정치의 길을 가려면 돈과 권력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언제나 비주류, 아웃사이더일 수밖에 없다. 언젠가 아웃사이더들이 세상의 중심으로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가장 높은 곳에서 멀리있는 곳, 변방, 그곳이 저는 국민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출마 선언 영상에서도 "특권과 반칙에 기반한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 정치로 모두 함께 잘 사는 대동세상을 향해가야 한다"고 밝혔다.
실용적 민생 개혁의 필요성도 역설했는데 이는 올해 들어 이 지사가 유독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후 이 지사는 민주당 대표 선거 후보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들이 확신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 삶이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쪽으로 실용적 민생 개혁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SNS 활동을 12일 간 멈췄다가 재개했을 때 내놓은 첫 메시지도 "정치는 실용적 민생 개혁의 실천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출마 선언 메시지에서도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할 일은 했던 것처럼 실용적 민생개혁에 집중해 곳곳에서 작더라도 삶을 체감적으로 바꿔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날 이 지사는 SNS에 14분가량의 영상을 게재하는 형태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세를 과시하는 모습 없이 영상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비전을 설명했다. 영상에는 경기도지사로서 일했던 모습이 집중적으로 담겼다.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비대면 형식을 택한 것이지만, 동시에 이 지사의 정치 철학이기도 한 '실용'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게 이 지사 측 설명이다. 일각에선 여권 1위 대선 주자로서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한편 지난달 29일 지지자들이 대거 모인 가운데 대선 도전을 선언한 야권 1위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차별화를 모색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출마 선언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이 지사는 전직 대통령 묘역이 아닌 무명용사비를 참배했다. 이에 대해 "세상은 이름 없는 민초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과의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과 공동 기자회견에선 "국민들의 삶이 어렵다. 청년들이 경쟁 속에서 희망을 잃고 있다. 내일은 더 좋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지금은 반대가 됐다. 다시 성장을 회복해야 한다.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면 성장의 길이 조금은 열린다. 위기 국면을 기회로 만들면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그런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