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스타트업, 투자기업 8.9%로 부족한데도 전국 다니며 유치 혼신
어밸브 박규태·파인원 고재생 대표 등 기술 내세워 자사강점 홍보
"이제 막 창업에 나섰지만 언젠간 카카오처럼 대규모 IPO(기업공개) 하는 게 꿈이죠(27세 창업가 A씨)."
최근 크래프톤에 이어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한때 작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었던 기업들이 잇따라 수십조원대 투자금 유치를 위한 IPO(기업공개)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에만 이 같은 '대박'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이 전국 3분의1에 달한다.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하 경기중기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벤처기업 3만7천945곳 중 1만1천491곳(30.2%)이 경기도에 위치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을 위해 초기·중장기 등 투자에 나서 줄 기업들 대부분은 서울에 몰려 있고 경기도엔 8.9%(지난해 12월 기준)만 자리 잡고 있는 실정(3월31일자 12면 보도)이다. 그럼에도 경기도 스타트업들은 지역이 어디든, 운영주체가 공공·민간이든 여러 투자설명회(IR)를 다니며 투자 유치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판교테크노밸리 경기창조혁신센터 1층 기가홀에서 열린 경기중기청의 '제3회 스타트업 815 IR(소재·부품·장비 분야)' 현장도 투자를 이끌어 내려는 스타트업과 이를 평가하는 투자기업들의 열기가 가득했다.
초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표자로 나선 박규태 어밸브(인공지능 스마트팜 스타트업) 대표가 "스마트팜 설비가 생육 데이터를 수집해 재배가 어려운 특수작물의 효율적 관리는 물론 대량생산까지 가능한 설루션을 제공한다"고 소개하고, 이미 수백억원대 매출을 달성해 추가 자금 유치를 목적으로 참여한 고재생 파인원(OLED 증착장비 부품제조) 대표도 "국산화가 덜 진행된 장비를 중점으로 전후방 시장을 모두 공략하고 있다"고 강점을 내세우며 기술 알리기에 열을 올렸다.
이에 투자자들은 팀구성, 매출 달성 가능성, 경쟁사 차별화 전략, 특허 유무나 지원 이력 등 여러 질문을 이어가며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중기청이 마련한 것처럼 민간은 물론 공공도 IR 개최를 늘리고 스타트업들도 보다 많은 투자자와의 만남을 통해 활발한 투자 활동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희정 킹고스프링(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전무는 "많은 경기도 스타트업에 비해 투자자들이 서울에 몰린 건 맞지만 결국 스타트업도, 투자자도 서로 한 번이라도 더 만남을 가지려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공공에서 최대한 많은 스타트업 IR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