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곳서 땀나고 덜 먹어도 살찌거나 무력감땐 기능이상
항진증·저하증·갑상선암… 여성 발병률이 남성의 3~4배나
덜 먹고 많이 움직였는데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거나 시원한 곳에서도 땀이 나고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다면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내분비기관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생성한다. 무게는 10~15g 정도인데 목의 근육과 기도, 식도, 경동맥, 경정맥에 둘러싸여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신체 기관의 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아의 경우 신경과 근골격계의 성장을 돕는다. 갑상선 질환은 여성이 남성보다 3~4배 정도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고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갑상선염, 갑상선결절, 갑상선암 등이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많이 분비될 때 나타난다.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우리 몸의 면역계에서 갑상선세포를 외부 침입자로 잘못 인식해 그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내고, 이 항체가 갑상선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서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도록 한다고 알려져 있다.
가족력과 스트레스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증상은 더위를 쉽게 느끼고 체중이 감소한다. 설사와 심장박동의 증가, 가려움증, 불안감, 피로감 등의 증상도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나타난다. 증상은 갱년기 질환과 비슷하다. 체온이 떨어져 추위를 견디기 힘들고 전신 무력감에 신진대사가 느려진다. 몸이 쉽게 붓고 목에서 쉰 소리가 난다. 기억력이 감퇴하고 적게 먹어도 체중이 과도하게 늘기도 한다.
갑상선염은 갑상선에 바이러스나 자가면역 항체와 같은 원인에 의해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갑상선 결절은 갑상선에 종양이 생기는 것을 의미하는데, 모든 게 갑상선암은 아니다. 갑상선 결절이 의심되면 갑상선 초음파 검사로 확인하고, 조직검사를 통해 양성인지 악성인지 판단한다.
조관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 호르몬은 몸속 모든 기능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중요한 기관임에도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위치 등으로 인해 진단 시기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하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내 여성암 중 가장 발병률이 높은 갑상선암도 비교적 '착한 암'으로 불리지만 100% 완치를 보장할 수 없고 다른 암과 달리 경우에 따라선 치료 후 10년까지 지켜봐야 하는 절대 쉽지 않은 암"이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