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억원 규모의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을 두고 매번 각 시·군이 치열한 '쩐의 전쟁'(5월5일자 2면 보도=경기지사 특별조정교부금이 뭐길래…지자체·정치권 '희비')을 벌이고 있지만 엉뚱하게 쓰이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적발되면서 국민권익위원회가 제도 개선에 나섰다. 특별조정교부금 지원에 제약이 생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권익위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각 광역단체는 기초단체에서 징수한 도세 중 일부를 시·군에 배분한다. 이 같은 조정교부금의 대부분은 각 시·군의 인구 등을 기준으로 배분하지만 10%는 특별조정교부금으로, 도지사가 지원할 시·군을 정한다.
올해 경기도의 특별조정교부금은 3천952억원가량으로, 도는 지난 4월과 6월 각각 1천300억원가량을 지급했다. 도가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하면 각 시·군과 정치권이 앞다퉈 확보 소식을 알리는 일은 매번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권익위가 전국을 수도권·충청·경상·전라 4개 권역으로 나눠 지난 1~6월 90개 시·군·구의 특별조정교부금 집행 상황을 점검했는데 259억원가량이 위법,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이 드러났다.
특별조정교부금을 시·군청 직원들 포상금으로 지급하거나 워크숍 경비, 간식비로 쓰는가 하면,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지원하는 데에는 특별조정교부금을 쓸 수 없음에도 법인·개인·문중이 소유한 상가 시설을 개선하는데 이를 지원한 곳도 있었다. 영화·드라마 제작을 지원한 사례 등도 적발됐다.
국민권익위는 특별조정교부금을 '눈먼 돈'으로 지칭하면서 제도 개선을 시사했다. 지방자치제 시행에 따라 지자체의 자율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특별조정교부금 운영 실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었는데, 실태를 조사해보니 부적정하게 운영한 사례들이 잇따라 나타났다는 게 국민권익위 측 설명이다.
양종삼 국민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조사는 특조금이 운영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지자체의 쌈짓돈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사업 편성, 집행 과정에서 특별조정교부금 지원이 사익 추구 행위를 돕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