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기소방업체·직원 3명 입건
현장확인 없이 방재시스템 초기화
스프링클러 작동 10여분 지연 혐의
불 확산여파 진화중 소방관 순직도
화재 진압과정에서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갔던 쿠팡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방재실 관계자들이 화재 경보를 6차례나 무시한 정황이 나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9일 쿠팡 물류센터 내 전기 및 소방 시설 업무를 담당하는 A업체 소속 B팀장과 직원 2명을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A업체도 범죄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리하는 양벌 규정에 따라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 등은 지난 17일 오전 5시20분께 쿠팡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불이 났을 당시 화재경보기가 울렸지만 현장 확인 없이 6차례 방재 시스템 작동을 초기화해 스프링클러 작동을 10여분 가량 지연시킨 혐의를 받는다.
경보기가 울리고 스프링클러가 가동된 시각은 오전 5시40분께로 최초 알람이 울린 뒤 10여분이 지난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경보가 울리면 연기를 감지하고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나오는데 시스템을 초기화하는 '화재복구키'를 10여분간 6차례 누르다 보니 스프링클러가 늦게 작동했다"며 "불은 그만큼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17일 오전 5시 20분께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불은 발생 2시간 40여분 만에 진화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오전 11시 50분께부터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기 시작해 곧 건물 전체로 확산해 발생 6일만에 모두 꺼졌다.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고 김동식 구조대장(52·소방령)은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해 순직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