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매각해야 하는 경기 지역 종전부동산이 해를 거듭하도록 매각되지 못하면서 골칫덩이로 전락(6월 4일자 1면 보도=골칫덩어리 전락한 '종전 부동산'… 경기도 4곳, 아직도 주인 못찾아)하고 있다.
경기도내 종전부동산은 총 6곳으로 이 중 4곳(안양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용인 한국전력기술, 성남 LH(한국토지주택공사) 오리 사옥, 남양주 중앙119구조본부 수도권119특수구조대 헬기장이 있다. 그중 매각관련 논란을 빚고 있는 곳이 있다.
한국주택토지공사 오리 사옥이다.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종전 부동산으로 남아있는 오리 사옥 처분을 두고 사실상 매각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H는 오리 사옥 부지에 대해 성남시와 도시재생사업 등 공공개발을 검토(6월 14일자 7면='14회 유찰' LH 오리사옥, 공공개발로 돌파구 찾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성남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또 지난 2019년 이후 현재까지도 일반 매각 공고를 올리지 않으면서 매각을 위한 감정평가 비용만 소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에 남은 종전 부동산은 어디?
종전 부동산은 수도권에서 혁신도시 등으로 이전해야 하는 공공기관이 수도권에 소유한 건축물과 부지를 뜻한다. 공공기관들은 종전 부동산 부지를 매각해 이전에 필요한 부지 매입이나 청사 신축 등에 소요되는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
19일 기준 경기 지역에 남아있는 종전부동산은 총 3곳이다. 이중 3곳(용인 한국전력기술,남양주 중앙119구조본부 수도권119특수구조대 헬기장, 성남 한국토지주택공사 오리 사옥)이 경기도에 있다.
■공공기관들 종전 부동산 매각 '고심'
공공기관들은 매각 공고를 올리면서 종전 부동산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 소재하던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종전부동산은 지난 5일 비로소 낙찰자를 찾았다. 안양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총 19차례 매각공고를 올렸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입찰자가 없어 유찰된 바 있다.
이밖에 남양주에 소재한 중앙119구조본부 수도권119특수구조대 헬기장(87억원)도 지난 5월 공고를 올렸고, 총 22회 매각을 추진했던 한국전력기술 사옥은 지난 2018년 5월 이후부터 매각 입찰을 잠정 유보했지만 올해 감정평가를 진행해 이달 중 매각 계획 여부를 결정한다. 매각예정액은 지난해 576억원에서 700억원으로 가치가 상승했다.
■몸값 가장 높은 성남 LH 오리사옥, 공공개발 가능한가?
현재 남아있는 종전 부동산 중 높은 감정평가 금액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성남에 소재한 오리 사옥이다. 오리 사옥은 매각 예정액이 4천500억원에 달한다.
LH는 조속한 처분을 위해 도시재생사업 등 공공개발 등을 위해 성남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성남시는 LH와 협의를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LH로부터 협의 요청이 온 것이 없다"며 "설사 협의가 오더라도 부지에 관여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LH는 일반 매각 공고도 2019년 이후 2년째 공고하지 않고 있다. 종전 부동산은 조속한 매각을 위해 매년 감정 평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 감정평가 기한은 지난 16일로 매각 공고를 올리기 위해서는 다시 감정 평가를 받아야 한다. 감정 평가에는 3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H 관계자는 "해당 사옥은 종전 부동산으로 공사 입장에서 조속한 매각이 필요하다"며 "일반 매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으로, 빠른 시일 내에 처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순기·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