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먹다가 치아 깨져"… 업주 협박해 2700만원 갈취한 40대 덜미

서울·경기·경북 등 전국 돌며 범죄 행각 시흥경찰서, 상습공갈 혐의로 구속송치

/연합뉴스

서울과 경기, 경북 등 전국을 돌며 휴게소 식당과 마트에 입점한 식품업체 업주들을 속여 2천700만원 상당을 챙긴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시흥경찰서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음식물에서 이물질이 나와 이를 다쳤다며 업주들을 속여 돈을 뜯어낸 혐의(상습공갈)로 A(49)씨를 검찰에 구속송치 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이같은 방법으로 업주들을 협박해 40개 업체에서 2천700만원 상당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호두과자에 호두 껍질을 잘라 넣고 '이물질이 나와 치아가 깨졌다'고 하거나 '음식에서 돌이 나왔다'며 업주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A씨가 과거에 치료받은 내역이 담긴 허위진단서를 업주에게 제출하고, 치과 진료비용 문자를 조작해 보낸 사실과 자신이 대기업 임원이라며 업체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한 사실도 확인했다.

업주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A씨가 민원을 제기하면 영업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해 금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 제보를 받아 범인을 추적하던 중 112신고를 하지 않았던 업체들까지 파악해 연락처와 계좌 내역,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수사를 시작한 지 7개월만에 A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영세상인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악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누군가가 피해 사실을 주장하며 금품을 요구할 경우 증빙 자료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원근 기자·이자현 수습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