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가 시행하는 시흥시 장현택지개발지구는 293만8천900㎡ 면적에 1만8천여 가구, 인구 4만7천500명 규모로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소사~원시 전철선과 신안산선 복선 전철, 월곶~판교 전철선이 지나는 트리플 역세권과 제3경인고속도로, 외곽순환도로, 영동고속도로, 서해안 고속도로, 시흥~평택고속도로에 접한 사통팔달 교통망으로 경기 서남부권을 대표하는 주거단지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다. 시화MTV와 매화산업단지, V-CITY에 접한 배후 주거단지란 점도 강점이다.

그런데 LH가 수차례 지구단위 변경을 통해 주택과 상업시설, 업무시설용지는 늘리고 공원과 학교 등 주민 편의시설과 공공시설용지를 줄인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다. 성훈창 시흥시의원은 지난주 임시회에서 "시행 초기인 2007년과 7차 지구단위 변경 승인한 올해를 비교하면 주택용지는 13만8천16㎡, 상업 및 업무시설 용지는 10만2천228㎡ 증가한 반면 공원, 도서관, 학교 등 주민 시설은 20만1천228㎡ 감소했다"고 폭로했다. 이 결과 장현지구의 공원녹지 비율은 25%에 불과하고 초등학교도 4개에서 2개로 줄었다고 한다. 성 의원은 주민 편의와 공적 용도인 공공시설용지를 줄여 수익성이 높은 부지로 변경하는 바람에 도시 주거환경이 나빠지게 됐다며 벌써 주민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H와 시흥시는 서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 공분을 사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LH는 해당 지자체와 협의해 결정한 일이라며 책임을 시흥시에 미루고 있다. LH 인천지역본부는 공원 규모가 줄어들고 학교가 감소한 것은 맞지만, 이는 자신들의 권한이 아니라고 밝혔다. 시흥시는 그러나 (계획 변경을) 건의만 할 수 있을 뿐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막을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수차례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서도 서로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조성된 전국 택지개발지구는 40~50%까지 녹지비율을 높이고 있다. 장현지구는 고작 25% 수준이다. 초등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하게 생겼다. 주거 환경 악화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들 몫이 된다. 그런데도 사업시행자와 지자체가 서로 손가락질하며 책임을 미루고 있다. 완공 단계라 녹지와 공원, 학교시설 확충도 어려운 실정이다. LH와 시흥시는 책임 전가 외에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