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전 베이징올림픽 '감동의 챔피언' 한국
이후 종목서 빠졌다 이번 '도쿄'서 재채택
오늘 1차전… '방역 어긴 술판' 만회할 기회

2008 베이징올림픽 취재를 위해 현지 파견됐던 기자가 8월23일에 열린 야구 결승전 취재 후 송고했던 기사 중 일부분이다.
당시 야구대표팀은 야구 강국들인 쿠바, 일본, 미국, 캐나다, 대만 등을 상대로 단 1패도 당하지 않으며 9전 전승의 '퍼펙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이 올림픽 구기종목에서 우승한 것은 남·여 탁구, 여자 핸드볼에 이어 야구가 3번째였다.
13년 전 올림픽에서 우리 야구는 그야말로 드라마를 썼다. 쿠바와 결승전도 기억에 남지만, 아무래도 백미는 일본과 준결승전이었다. 예선 리그에서 7전 전승(7경기 중 4경기에서 1점 차 승리)을 거두며 1위로 준결승에 안착한 한국이 결승 진출을 위해 넘어야 할 상대는 4위로 올라온 일본이었다. 예선 전적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각각 준결승전을 치르고 승자끼리 결승전을 하는 방식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예선 리그에서 8회까지 2-2로 맞서다가 한국이 9회 초 공격에서 일본의 최고 마무리 투수였던 이와세 히토키를 무너뜨리며 5-3으로 승리했다.
예선에서 패배하며 절치부심한 일본과 우리의 준결승전이 성사되자 양국 언론의 관심은 다시 집중됐다. 기자 또한 당시 낮 경기로 치러질 한일전 취재를 위해 오전에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우커송 야구장으로 향하는 셔틀버스에 올랐다. 경기 시작까지 시간이 꽤 남았지만, 버스는 양국의 취재진들로 붐볐다. 당시 붐비는 버스 안에서의 적막감을 잊을 수 없다. 여타 종목의 취재를 위해 탄 버스에선 느낄 수 없었던 것이었다. 언어의 억양이 강하며 다소 외향적인 서구 취재진이 타지 않은 영향이 있었겠지만, '숙명의 한일전'을 앞둔 긴장감이 양국 취재진에게로 고스란히 전이된 것으로 보였다.
당시 준결승전의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대회 들어서 22타수 3안타에 불과했던 이승엽이 8회 말 2-2 상황에서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낸 데 힘입어 우리가 6-2로 승리했다. 13년 전 한국의 금메달 이후 야구는 올림픽 종목에서 빠졌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채택된 야구가 28일 시작됐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은 29일 오후 7시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이스라엘과 조별(B조)리그 1차전을 벌인다. 31일 오후 7시엔 미국과 2차전을 펼친다. 전·현직 메이저리거로 팀을 꾸린 두 팀과 대결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 조 1위를 차지하면 A조 1위가 유력한 일본과 승자전 첫 경기를 치를 확률이 높다.
코로나19 시기에 원정 숙소에서 술판을 벌이면서 방역지침을 위반해 국민을 분노케 한 프로야구 선수들의 분별 없는 행동으로 현재 한국 야구의 위신은 바닥에 떨어졌다. 야구 대표팀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경기력을 보여주어야 하며, 잃어버린 팬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매 경기 온 힘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팬들의 마음을 돌릴 열쇠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체교육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