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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정 사회부 기자
지난주 목요일 화성시 배양동에 있는 오이농장에서 농민의 삶을 체험했다. 오이 심기에 앞서 비닐하우스 구석에서 옷을 갈아입는 내게 어머님은 "농사일은 해 본 적 있어요?"라고 물었다. 한 번도 없다고 답하자, 어머님은 계속 "할 수 있겠어요?"라고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고, "20살부터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어요. 할 수 있어요!"라는 각오로 답했다.

처음에는 어머님과 마주 앉아 오이를 심기 시작했다. 농사일은 왜 해보는 건지, 기자는 어떻게 됐는지 등의 대화는 오이 심기 30분가량 지나서부터 뚝 끊겼다. 간단하지만 고된 농사일이 처음인 기자와 달리 어머님은 이미 저만치 멀어졌다. 여기에 비닐하우스 열기가 더해지면서 땀이 계속 흐르고 힘이 빠졌다. 취재해야 하는데, 오이를 심기도 벅찼다. 중간중간 어머님이 갖다 주시는 차가운 물로 더위를 달래기 바빴다.

"아까보다 좀 빨라졌나?" 1시간 정도 지나가자 오이 모종 심는데 나름 요령이 생겼다. 어머님도 속도를 늦추면서 짧게 인터뷰를 할 시간이 생겼다. 오이농사는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그전에는 어떤 농사를 하셨는지 등 이것저것 물었고 답변만 하던 어머님도 내게 질문을 던졌다. "왜 채솟값이 오를 때만 그렇게 기사를 써?"

'밥상 물가 폭등', '폭염으로 채소 가격 급등' 등 폭염이 이어지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기사들이다. 반대로 채소 가격이 폭락했을 때는 왜 폭락했는지, 농민들의 피해에 대해 다루는 기사는 많지 않았다. 이러한 기사를 볼 때마다 농민들은 마음이 무겁다. 채소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농민들이 수익을 더 챙기지도 않는다. 한결같이 농사짓는 농민들처럼 중간 유통 가격도 날이 춥든 덥든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머님은 "채소 가격 내려가면 농민들이 얼마나 힘든데, 그것도 좀 다뤄 줬으면…"하며 말끝을 흐렸다.

마트를 다니면서 가격이 오른 채소에 한숨 쉬는 소비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만 옮기면 농민들이 있다. 농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도 더욱 많이 그려지길 바라본다.

/신현정 사회부 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