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바이오 랩허브' 구축 도시 인천 선정에
탈락 지자체들 "수도권 일극주의" 몰아붙여
인천과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대전시의 반발이 컸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선정 결과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공모 방식 자체를 지적했다. 허 시장은 "공모 방식이 경쟁을 통해 우열을 가리는 효과도 있지만, 17개 자치단체를 상대로 공모하는 방식은 과다 출혈이다. 지방은 수도권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다. 공모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전은 30년간 바이오 산업을 키워왔고 500개 바이오벤처가 있는 지역으로, 지역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수도권을 지역과 동등하게 바라보고 평가하는 것은 국가 균형발전 전략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은 이번 공모 결과를 '수도권 일극주의'의 폐해로 몰아붙였다. 부산일보는 '바이오 랩허브도 양산 아닌 인천, 어쩌자는 건가'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수도권 일극주의가 도를 넘었다. 이건희 기증관에 이어 바이오 창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K-바이오 랩허브 입지마저 수도권으로 결정되자 전국 지자체에서 정부에 대한 원망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며 이번 공모 결과를 수도권 일극주의 결과로 격하시켰다. 이어 "수도권은 이미 모든 인프라가 갖춰져 어떤 평가를 해도 유리하다. 같은 논리라면 앞으로 있는 공모사업도 죄다 수도권에 돌아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경기와 지역발전·경제적 수준 '큰 차'
수도권·비수도권의 '샌드위치 신세' 희생양
하지만 이런 자치단체들의 비판에 인천은 억울한 부분이 많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3월 올해 시정 방향을 설명하는 한 강연에 나와 '서울 일극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서울 일극주의에 따른 인천의 희생을 강조하며 영흥화력 등 서울에 공급하는 석탄발전소, 서울과 경기도의 쓰레기를 모두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 한강에서 시작해 인천 앞바다로 몰려드는 해양쓰레기, 공항·항만·국가산단·발전소에 대한 지방정부의 권한 부재 등을 사례로 들었다. 특히 서울, 경기와 비교해 지역 경쟁력이 한참 뒤처져 있지만 동일한 수도권 규제로 인천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전국 자치단체의 지역발전지수(2018년)를 보면 서울이 1위, 경기도는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인천은 9위에 머물고 있다. 지역 경제력지수(2018년) 또한 서울 1위, 경기 2위에 이어 인천은 6위에 불과하다. 1인당 지역 내 총생산(2018년)은 서울 4천487만원, 경기 3천613만원, 인천은 3천43만원에 그쳤고, 지역 내 총생산의 경우도 서울 433조원, 경기 478조원과 비교해 인천은 90조원 수준이다. 이처럼 인천은 서울, 경기와 비교해 경제적 수준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인천을 싸잡아 비판하며 수도권 일극주의로 몰아붙인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에서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인천이야말로 기계적인 지역 균형발전 논리의 가장 큰 희생양이다.
인천이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얻은 이번 성과를 수도권 일극주의로 비꼬아 비판하는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에 유감을 표한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