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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모습. /경인일보DB

관련사 보유 전기차시장 진출 예상
하반기 기업공개에 자금 확보 관측
카디널원모터스 등과 유력후보 경쟁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7월23일자 1면 보도=유력 인수후보 '파산'… 쌍용차 '짙어진 안개')가 인수 후보자를 모집한 결과, 9개 업체가 인수 의향을 밝혔다. 그중 그간 거론되지 않았던 SM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며 쌍용차 인수 판도가 새 국면을 맞았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 주관사인 한영회계법인이 지난달 30일까지 인수 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카디널 원 모터스, 인디EV,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이앨비엔티, 박석전앤컴퍼니, SM그룹 등 9개 업체가 인수 의사를 밝혔다.

외국 자본으로는 지난해부터 인수 협상을 진행해 온 HAAH오토모티브가 파산 이후 사명을 바꿔 다시 뛰어든 카디널 원 모터스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인디EV가 있고, 국내 자본 중엔 국내 전기버스 전문업체 에디슨모터스를 비롯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인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눈에 띈다.

특히 자산총액이 10조가 넘는 SM(삼라마이다스)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은 시장에 일종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SM상선을 비롯해 여러 계열사를 거느렸고 지난해 5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둔 SM그룹의 참전으로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다.

SM그룹은 우오현 회장이 쌍용차를 사들여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SM스틸, SM남선알미늄과 같이 철강 관련 계열사와 지난해 SM그룹에 편입된 자동차 내장재 회사 SM화진 등이 있어 연관성도 충분하다.

게다가 그룹의 해운부문 주력 계열사이자 주요 매출원인 SM상선이 하반기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어, 기업공개 흥행에 따라 1조원에 달하는 쌍용차 인수자금을 '실탄'(현금)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적원양선사인 SM상선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1천400억여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을 앞질러 최대 규모의 실적이 예고됐다. SM상선은 지난달 13일 상장예비심사서를 제출하고 상장주관사(NH투자증권)를 선정하는 등 차분히 기업공개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쌍용차 매각은 지난해 매각 협상을 벌인 경험이 있는 카디널 원 모터스(HAAH오토모티브)와 SM그룹의 2파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전기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에디슨모터스 역시 유력 후보로 꼽히는 상황이다.

이미 쌍용차가 지난 10여 년 동안 외국 자본에 넘어간 뒤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실체가 있고 자금력을 갖춘 SM그룹이 협상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

쌍용차는 인수 의향서를 검토한 뒤 적격한 후보를 대상으로 이달 중 예비 실사를 진행하고 오는 9월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해 본 실사·가격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순조롭게 절차가 진행된다면 11월 인수 계약이 완료돼 회생계획 인가 전 M&A(인수합병)가 완료된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