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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개발이익 도민환원기금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이 통과된 경기도의회 제 353회 임시회. /경기도의회 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 민선 7기 공약 중 하나인 '공공개발이익 경기도민 환원제'의 근거가 되는 조례가 최근 경기도의회를 통과했지만, 공포조차 못하고 있다. 지방공기업법이나 지방기금법 등과 충돌하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경기도 개발이익 도민환원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안'은 지난달 20일 경기도의회 제353회 임시회를 통과했다. 이 조례는 공공개발에서 나오는 이익을 재원으로 임대주택 등에 다시 투자해 도민을 위해 사용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지사의 부동산 철학을 반영한 조례로, 도의회 심의 과정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도민에게 환원할 목적으로 기금을 적립하는 내용이 지방공기업법상 위반 소지가 있고, 적립 기금을 지역 인프라 설치 등에 사용하는 데에 법적 근거가 없어 유명무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공기업법상 위반 소지 있어
공공주택법 개정 통과돼야 효과
'지방기금법에 저촉' 수정 불가피


조례가 효력을 얻으려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통과되길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행법상에는 공공개발 시행자가 개발이익금을 지역 인프라 설치 등의 비용으로 쓸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법제처도 지난달 16일 경기도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은 공공주택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지자체가 생활기반시설(인프라) 확충에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경기도 개발이익 도민환원기금 설치에 해법이 될 수 있다.

또 조례가 수정되는 과정에서 지방기금법에 저촉되는 내용이 담긴 것도 문제여서 수정이 불가피하다.

조례안 제8조(기금심의위원회 운영)에서 위촉직 위원 9명 가운데 도의원을 기존 1명에서 2명을 포함하는 것으로 수정하면서 비율을 맞추기 위해 기금운용 등 전문가 구성비율도 4분의1로 조정했는데, 이 역시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 시행령을 어겼다는 설명이다.

시행령은 같은 성격의 심의위원회에 재정전문가 3분의1 이상이 참여하도록 비율을 제한하고 있다.

결국 경기도 조례가 통과됐지만 현행법에 가로막혀 시·군의 자발적 참여만이 도민환원제를 실현할 수 있는 여전히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도 관계자는 "상위법이 계류 중이라 조례가 작동하지 못하고 있어 일단 도내 시·군들이 공공개발 시행자와 협약할 때 시행자에게 (개발이익 환원을)권고할 수 있는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주·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