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701000265600013371.jpg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에서 김두관 후보가 토론준비를 하고 있다. 2021.8.4 /국회사진기자단

과거 경남도지사직을 사퇴한 후 대선 경선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한 당내의 사퇴 압박을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김 의원은 7일 SNS를 통해 "지사직 사퇴로 10년 고생한 제가 말씀드린다. 김두관의 사퇴를 비난하던 사람들이 이재명의 사퇴를 요구하는 게 말이 되나. 이 후보의 지사직 유지는 합법이며 정당하고 당연하다. 모두 사퇴 주장을 거두시길 바란다"며 이 지사를 향한 사퇴 압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12년 대선에 도전할 당시 자신이 경남도지사직을 사퇴했던 점을 언급하면서 "당시 지사직을 유지하면 아무도 진정성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지사직 사퇴를 결심했지만 어리석은 선택"이라며 "도지사직 사퇴는 권한을 위임한 도민들 몫이지 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보장되지 않은 신기루를 좇아 천금같은 과거의 약속과 현재의 책무를 버렸던 것이다. 오늘 다시 경남도민 여러분께,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회고했다. 

과거 김 의원이 경남도지사직을 사퇴한 이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선 당시 새누리당 홍준표 전 대표가 당선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어 "이 후보의 사퇴 논란을 보면서 정말 만감이 교차한다. 제가 이 지사처럼 주권자를 두려워하고 지사직을 유지했다면 나라는 좀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중도에 사퇴할 수 있겠지만 도민 동의 없는 사퇴는 주권자인 도민의 선택을 심부름꾼에 불과한 이 지사가 가로채는 일"이라며 "당 선관위원장의 사퇴 주장은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거두셔야 한다. 이낙연 후보도 이재명 후보에게 경선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한 점을 비판했다. 

앞서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이 지사의 도지사직 유지에 대해 "적절성 면에서 좀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 경선 캠프에서도 "경선을 포기하시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 지사에게도 "도지사 자리를 경선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수십 명 공무원을 대동해 방역 위반 업소를 단속하거나 전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현직 도지사로서 집행권을 무기로 국회와 정부가 합의한 88% 지급을 무시하고 돈을 푸는 길이 있고 경선을 공정하고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할 1위 후보로서 돈을 푸는 유혹에서 벗어나는 길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퇴 공방 그만하고 나라의 미래를 놓고 싸우자. 국가 비전을 내놓고 대통령 후보답게 정정당당하게 링에 올라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지사는 도지사직 유지 논란에 "대선 경선 완주와 도지사 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도지사직"이라며 "도지사직은 1천380만 도민께서 제게 맡기신 책임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불리하고 선거운동을 많이 하겠다고 사퇴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