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가 최근 온라인 법률 플랫폼 '로톡(lawtalk)' 가입 변호사들의 징계를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변협은 지난 5월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개정, 법률 상담 서비스를 알선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행위를 금했다. 변협 소속인 로톡 변호사들을 징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로톡 측은 변협이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고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부당한 탄압을 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혀 갈등이 격화할 조짐이다.
변협은 로톡이 광고의 주체가 돼야 할 변호사를 소속 구성원인 양 광고의 수단으로 삼아 법률 플랫폼 업체 자신을 광고한다고 비판한다. '사무장 로펌'(사무장이 변호사 명의를 빌려 운영하는 법무법인)과 다를 게 없다는 거다. 변협은 특히 로톡 같은 법률 플랫폼이 성장하면 국내 법률 시장을 독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영역이 커질수록 약자들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다. 속내는 거대 자본을 앞세운 플랫폼에 밀려 법률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걱정에서다. 초기에 싹을 잘라 후환을 없애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 거다.
로톡은 지하철 옥외광고에서 로고를 삭제하는 등 순응하는 분위기다. 새로운 광고 규정으로 회원 변호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광고 내용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입 변호사들이 징계를 받으면 행정소송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변협이 로톡 가입 변호사를 무더기 징계할 경우 대규모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변협과 로톡의 싸움을 지켜보는 국민 반응은 냉담하다. 법률 서비스 개선을 위한 선의의 경쟁이 아닌 밥그릇 싸움이라는 부정적 인식에서다. 변협이 플랫폼 서비스 기반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변협을 향해 '로톡이 기존 법률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효과적으로 공략해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 아니냐'고 한다.
다툼의 승패는 법률소비자들 선택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다. 변협은 로톡 가입 변호사들 징계에 앞서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법률서비스 개선을 위한 대책을 고민하기 바란다. 로톡은 거대 자본의 법률시장 독점에 따른 걱정을 어떻게 불식할지 밝혀야 한다. 정부와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과 중재, 보완 입법 노력은 조기 봉합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사설] 변호사들 전쟁, 국민은 밥그릇 싸움으로 본다
입력 2021-08-08 20:16
수정 2021-08-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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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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