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6개 시·군에서 속속 농민기본소득 신청을 시작하면서 도내 농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내국인들뿐 아니라 외국인 주민들도 지급 대상이지만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어 이들의 참여가 과제로 떠올랐다.
9일 도에 따르면 포천, 연천, 여주, 양평, 안성, 이천 등 6개 시·군에서 농민기본소득 신청을 받고 있다. 농민기본소득은 농업생산에 종사하는 농민에게 월 5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다음 달 초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신청을 받은 뒤 신청 자격을 확인하고 오는 10월부터 지급된다.
지난달 20일부터 앞서서 신청을 받은 포천, 여주, 연천의 경우 신청률이 30~40%를 웃도는 상황이다. 특히 여주시의 경우 지난 5일 기준 사업 대상자 1만7천472명 중 7천813명(45%)이 신청을 마쳤다. 연천군과 포천시도 지난 5일 기준 신청률이 각각 40%와 29%였다.
포천시 관계자는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농업인 수로 사업 대상자를 산정하고 신청률을 파악하고 있는데 실제 등록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아 최종 신청 대상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민기본소득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주민도 받을 수 있지만 자격 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내국인과 외국인 주민 모두 사업 대상지인 지역에서 연속으로 3년 이상 살거나 거주 기간이 합쳐서 10년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고용허가제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최대 9년 8개월 일할 수 있어 합법적으로 10년 가까이 근무하기가 어려운 데다 3년을 일한다고 하더라도 한 사업장에 있는 경우가 드물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자료를 통해 "고용허가제의 경우 사업장 변경이 3회로 제한돼 있지만 현장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용형태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며 "이는 농업 노동시장이 초과수요를 형성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명시했다.
경기도 측은 "현재로써 조건을 바꿀 수 없다. 다른 기본소득 정책과 일관성을 고려했다"며 "올해 시범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문제점이 있다면 논의를 통해 수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