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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2 A94블럭 후분양제 아파트 부지. 2021.8.10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기도가 부동산 시장을 혁신하겠다며 후분양 아파트 조성을 시작했지만, 정책 도입 시점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과열될 대로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후분양제가 도입되면서 사전 청약으로 주택수요를 분산하겠다는 정부 방침과 엇박자를 낼 뿐 아니라 향후 분양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0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착공에 들어간 화성 동탄2신도시 A94블록은 100% 후분양 아파트가 들어선다.

후분양제는 지난 2017년 화성 동탄2신도시·향남2지구 부영아파트 부실시공 사태가 크게 논란이 되자 국정감사 과정 등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민선 7기 경기도는 후분양 아파트를 부동산 혁신 방안으로 내놨다.

착공에 들어간 A94 블록은 이를 반영한 첫 아파트로 1천227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2024년 상반기 입주를 목표로 2023년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살 집을 직접 보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후분양제 도입 취지는 아직도 유효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금 부동산 시장에 도입돼서는 장점보다 단점이 클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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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2 A94블럭 후분양제 아파트 부지. 2021.8.10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정부는 현재 급격하게 높아지는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 본 청약 1~2년 전 일부 물량에 대해 먼저 청약을 진행해 매수 심리를 달래고 있는데, GH의 1호 후분양 아파트에 청약하기 위해서는 2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후분양 아파트가 고분양가 논란이나 로또아파트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부의 고점 경고에도 연일 수도권 아파트값이 역대 최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2년 후 분양가는 주변 시세를 감안해 현재 시점에서의 분양가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막는다고 해도 주택 수요가 줄어들지 않은 상황에서는 당첨된 경우에 막대한 경제적 혜택을 누리는 로또 아파트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양철민(민·수원8) 의원은 "자신이 살 집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분양제가 가지는 장점이 분명하지만 한계점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