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신규 확진자가 11일 0시 기준 2천223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다 수치다. 5주 넘게 1천명대 네자릿수를 이어가다 2천명 선을 훌쩍 넘었다. 지역 발생 확진자 2천145명 중 수도권이 1천405명, 비수도권이 740명으로 전국적인 확산 추세다. 델타 변이 검출률도 매주 최고치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한 주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 2천641명 가운데 델타형 변이가 2천555명으로, 전체의 95%를 넘었다. 여름 휴가철에 광복절 연휴, 초·중·고 개학까지 앞둬 추가 확산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수도권 4단계 등 고강도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 중이다. 방역 당국은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난다면 8월 말 600명대 규모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유행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 환자 증가 폭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방역 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창궐로 돌파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대유행의 조기 종식이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불안이 증폭된다. 고강도 거리두기로 폐업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이러다 다 죽게 생겼다'며 정부 정책에 불만이다.

오락가락 바뀌는 백신 접종 계획도 혼란과 불신을 키우는 악재다. 50대 연령층은 지난달 모더나 백신으로 예약됐다, 화이자를 맞았다. 이달 하순 예정됐던 2차 접종은 최대 2주까지 미뤄질 전망이다. 40대를 비롯한 다른 연령층 접종 계획도 덩달아 연기됐거나 조정 중이다. 모더나 백신 도입에 차질이 빚어졌다는데 대유행이 확산하면서 국민 불만은 폭발 직전인 양상이다. 정부가 9월 중 3천600만명 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차 접종 계획을 바꿨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돌파 감염에 취약한 노령층에 추가 접종을 서두르는 등 효율성 제고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델타 바이러스 확산으로 방역 환경이 달라졌다. 영국 등 유럽국가들도 집단 면역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계속되는 고강도 거리두기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고통과 인내도 임계치에 달한 상황이다. 현 거리두기 단계를 낮추는 등 방역정책 전반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백신 도입 계획 차질로 정부 발표가 수시로 바뀌면서 불만과 불신이 이만저만 아니다.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난 정부의 방역대책, 이대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