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시작돼 장기화하는 골판지 파동으로 영세업체 직격탄이 여전(1월25일자 12면 보도=골판지 파동 장기화로 영세업체 '직격탄')해 업계가 집단 대응에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태림페이퍼와 전주페이퍼, 아진피앤피 등 제지업체 3곳은 이달 골판지 원지 가격을 12~15% 올리겠다고 관련업체에 통보했다.
지난해 10월 안산 대양제지 화재로 국내 골판지 생산량이 7.3% 줄면서 지난해 11월 골판지 원지 값을 25%, 지난 4월 12~15%를 올린 데 이은 3번째 인상으로, 누적 상승률은 최고 54%에 달한다.
골판지 박스의 주재료인 원지 가격이 크게 오른 채 1년 넘게 지속되면서 골판지 박스 가공업체들의 경영난은 악화되고 있다.
이들은 제지업체에서 골판지 원지를 공급받아 골판지 원단이나 박스로 가공해 쇼핑몰 등에 납품하는데, 당초 t당 45만원이었던 A사의 SK지종은 지난해 10월 53만원으로, 지난 4월 59만원으로 올랐다가 이달 65만원으로 44.4% 올랐다.
당초 t당 35만원이었던 B사의 K지종은 지난해 10월 43만원으로, 지난 4월 48만원으로 오른 후 이달 54만원으로 54.3% 올랐다.
시흥 과림동의 박스 제조업체 대표 김모(65)씨는 "골판지 원지 가격이 올라도 납품처에서 상자 가격은 올려주지 않아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통상 (재료비의) 30%는 남아야 업체가 유지되는데 지난해 이후론 15~20%밖에 안 남아 인건비도 안 나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업체들 "인건비도 안 나오는 실정"
"시장지위 남용" 정부 대책 요구
일부 업체들은 제지업체가 시장지위를 남용한다고 보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김진무(63)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이사는 "제지업체들은 펄프와 폐지 가격이 폭등해서 원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재료비 인상을 감안해도 54%는 지나친 인상폭"이라며 "골판지 원지 공급자인 원지업자가 시장지위를 남용하고 있어 산업통상자원부의 행정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