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401000536100027341.jpg
수원시 장안구 한 약국에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증상완화를 위한 의약품으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해열진통제 복용을 권고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2021.6.3.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접종 후에 발열 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타이레놀 등) 해열진통제를 드세요"

지난 10일 용인의 A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임모(57)씨는 병원 안내에 따라 통증이 있을 때까지 해열진통제를 먹지 않고 기다렸다. 인터넷에서 미리 약을 복용하면 고통 없이 백신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글들을 봤지만, 더 안전한 방법인 병원의 권고를 믿기로 했다.

그러나 같은 날 수원의 B병원에서 백신을 맞은 김모(26)양은 발열이 나기 전에 아침 점심 저녁 미리 약을 챙겨 먹으면 도움이 된다는 전혀 다른 안내를 의료진으로부터 받았다.

이처럼 병원마다 백신 접종 후 해열진통제 복용 시기와 방법 등 안내가 제각각 달라, 시민들이 어떤 방법이 맞는지 몰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안전한 접종을 위해 백신 관리를 총괄하는 질병관리청이 해열진통제 복용에 대한 통일된 가이드를 만들어 병원에 제공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약 복용 시기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한 지역 맘 카페에는 "백신 접종 후 타이레놀 미리 먹어도 되나요?"라는 글이 올라오자, "미리 드시지 마세요"와 "먹어도 괜찮아요"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해당 반응들의 근거는 모두 '병원과 의료진의 안내'였다. 심지어 1회에 1알 혹은 2알로 복용량도 다르게 안내해 서로 각자가 안내받은 방법이 더 안전하다는 공방을 벌이고 있었다.

2021081401000536100027342.jpg
수원시내 한 코로나19 백신접종 위탁 병원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2021.6.10.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한편 질병관리청은 해열진통제는 치료제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 후 발열이나 근육통이 발생하면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백신 접종 초기인 지난 3월 관련 사항을 이미 안내문으로 제공했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취재 결과 병원을 상대로 가이드나 공문을 만들어 제공한 게 아닌 보도자료 형식인 대국민 메시지로 전달돼 일부 병원들은 안내문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권고 정도로만 판단하고 있었다. 또 다수 병원이 접종이 시작된 초창기 이후 특별한 안내가 없어 주로 의료진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전문가들은 20대 이상 연령의 대규모 접종이 시작되기 전에 통일된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젊은 사람의 경우 경증 이상 반응이 더 많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더욱 체계적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혼란에 대해 예전부터 얘기가 나와 알고 있었다"며 "대국민 접종 전에 혼란이 없도록 안내법에 대한 공문 등을 만들어 병원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고건 수습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