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결렬' 선언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는 안철수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의 합당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서 멈추게 됐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고 밝히며 '합당 결렬'을 선언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2021.8.16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범야권 통합으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깨고 합당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4월 서울 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합당을 선언한 이후 공식적으로 통합 논의를 중단하면서 때마다 번복하는 정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서 멈추게 됐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며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최종적인 결과에 이르지 못했다. 통합을 기대하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말했다.

합당 결렬 배경에 대해선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지지층의 확대를 가장 중요한 통합의 원칙이라고 강조해왔지만, 통합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에 오히려 상처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지 합당을 위한 합당 또는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합당결렬 선언… 거센 비판
여 "또 철수" 냉소·야 "국민기대 외면"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야권 통합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비판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안철수가 또 철수했다"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과도한 지분 요구, 심지어 당명 변경과 같은 무리한 요구가 나왔으나 모두 양보하고 양해하는 자세로 임했다"며 "하나의 요구를 수용할 때마다 더 큰 요구들이 추가됐던 게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일단 호재로 받아들이면서 야권 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빈약한 철학으로 '반문재인'만 외치며 뭉치려니 당연한 결과가 나왔다"며 "예상한 대로다. 철수 전문 안 대표가 또 철수했다"며 비아냥댔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제3지대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으로 혼자 남아 스러져 가는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