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가 18일로 예정됐던 대선주자 토론회를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원내대표 중재에 따라 비전발표회로 대체돼 진행된다. 국민의힘은 토론회를 두고 이준석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일부 최고위원, 서병수 대선 경선관리위원장 등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여왔다. 대선 예비후보 간 신경전도 치열했다. 토론회를 처음 제안한 이 대표가 한발 물러나면서 갈등 국면은 봉합되는 듯했으나 당 최고위원의 충격적인 발언이 나오면서 자중지란이 우려되는 양상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7일 라디오방송에서 "(이 대표의) 경선 공정성을 흔드는 언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과연 정권교체의 의지가 있는가 하는데 의구심이 생길 정도로 문제가 있었다는 발언도 했다. 원 전 지사도 기자들과 만나 "왜 거짓말을 하겠느냐"며 사실임을 확인했다. 당 대표가 객관적 입장을 벗어나 특정 후보를 밀어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 결렬을 선언했다. 양당은 6월22일 합당 실무협상에 돌입했으나 당명 변경, 야권 단일 대선후보 선출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달 27일 실무협상이 결렬됐다. 수차례 합당을 약속한 안 대표는 또다시 국민과 약속을 파기했다. 야권 통합이 무산된 이면에는 이준석 대표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자기 휴가일 전까지 시한을 제시하고, 수차례 안 대표를 조롱하고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 같은 지역구를 놓고 경쟁해온 두 사람이 사감에 젖어 '정권 교체를 위해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4·7보선 대승과 지지율 상승이 정부·여당의 거듭된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이란 점을 잊은 것 같다. 혁신과 개혁이라는 기대와 함께 출범한 이준석 대표 체제는 기존 정치세력과 다를 바 없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 당 대표와 지도부는 백신 기근과 부동산 가격폭등, 한미연합훈련 축소 등 산적한 국정 현안에는 침묵하면서 자당을 분열시키는 언행을 되풀이한다.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당 대표의 경선 중립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보수진영은 물론 국민들도 실망이라는 반응과 함께 '이렇게 해서 정권교체 하겠느냐'고 반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