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꽃뫼노을마을 한국아파트 입주민들은 아파트 이름에 '화서역'을 붙이는 작업에 한창이다. 단지 입구에서부터 '우리 아파트 명칭이 화서역파크뷰로 변경되었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주민 A씨는 "한국 아파트라는 이름보다는 화서역파크뷰가 훨씬 세련됐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도 이미 '파크뷰'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었다.
인근 아파트 단지들도 명칭변경을 앞두고 있다. 영남우방한솔아파트는 '화서역 우방센트럴파크'로, 두견마을현대벽산아파트는 '화서역 현대벽산'으로 이름을 바꾼다. 27일간 공고를 거쳐 다음 달 30일이면 일괄 변경된다.
수원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화서역은 신분당선 직결 노선이 들어서기 때문에 최근 2년 새 집값이 2배 이상 올랐다"며 "부동산 시장은 주로 외부 투자자가 상승세를 끌어가는 것이며 화서역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역세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철역명 붙여 역세권 인식 심어주는 효과로 집값 상승 유도
광교·동탄등 신도시 고급·환경이미지로 명칭변경 사례 빈번
경기도 내 아파트 단지에 개명 바람이 불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조치인데 결국 부동산 광풍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단지 명칭변경은 소유주 75% 이상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하다.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의견이 모이면 지자체에 신고한 뒤 승인을 받는다. 변경되는 아파트 명칭은 주로 교통과 인프라 등 부동산 호재를 노골적으로 담아낸다.

광교, 동탄 등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용인 상현마을성원상떼빌 3차는 아파트 단지명에 광교를 붙여 '광교상떼빌파크뷰'로 이름을 바꿨다. 동탄역푸르지오도 동탄2신도시푸르지오2차가 본래 이름이었지만 입주예정자 협의회 건의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아파트 단지도 명칭 변경 사례가 빈번하다. 수원원천주공1단지 아파트는 지난주 단지명을 '매탄레이크파크'로 변경하는 안에 대한 입주민 동의 절차를 끝냈다. 조만간 지자체에 명칭 변경 신청접수를 할 계획이다.
이곳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옛날 주공 이미지를 개선하고 아파트 이미지 제고를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앞서 수원원천주공2단지 아파트도 원천레이크파크로 단지명을 변경한 바 있다. 최근에는 동탄 신혼희망타운 예비 입주자들을 중심으로 아파트 외벽 LH 로고를 지워달라며 집단행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호철 단국대학교 교수는 "아파트 명칭 변경은 단지 이미지를 높이는 것과 연관된다. 결국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직방 관계자도 "파크뷰, 리버뷰, 오션뷰(주변 환경을 드러내는) 등의 단지명이 많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아파트 이름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듯하다"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