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들이 올 2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대형항공사들의 경우 1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는 수백억원의 영업 손실을 본 것이다. 화물 부문 역량이 실적을 가르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 표 참조
22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3~6월) 매출 1조9천508억원, 영업이익 1천9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 31% 증가했다.
'매출 77%' 5개분기 연속 흑자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화물 수송 극대화와 전사적인 비용 절감 노력으로 2020년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매출은 화물 부문이 견인했다. 이 기간 화물 부문 매출은 1조5천10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7%를 차지했다. 분기별 역대 최대 기록이다. 대한항공은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기업의 재고 확충(Restocking) 수요가 증가하고, 해운 공급 적체로 인한 긴급 물자의 항공수요 전환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또 여객기 운항 회복 지연에 따른 여객기 벨리(Belly·하부 화물칸) 공급이 줄고 수요 대비 공급이 적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운임 강세가 지속한 점도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출 9천335억원, 영업이익 9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4% 늘어났다. 아시아나항공도 화물 부문에서 7천802억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7% 정도 감소했는데, 유류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았다는 게 아시아나항공의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 유류비용은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국내 대형항공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경엔 화물 부문의 영향이 지배적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전용기 없는 저비용항공 '한계'
매출 증가 불구 영업손실 여전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국내선 확충, 전년도 낮은 매출 등 기저효과 영향으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형항공사와 달리 화물 전용기가 없어 화물 부문 매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일제히 매출이 100% 이상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진에어이며 173% 증가했다. 가장 증가 폭이 적은 에어부산도 101%가 올랐다.
매출 증가는 국내선 확충과 무착륙관광비행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2분기와 달리 각 항공사는 경쟁적으로 정기·부정기 국내선 노선을 늘리면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힘썼다. 또 무착륙관광비행을 기획하면서 여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 손실 폭을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가 국내선을 일제히 확충하면서 경쟁이 격화했다는 점도 영업이익 실패의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여행수요는 회복 시기가 불투명하다"며 "특히 화물 부문이 약한 저비용항공사의 어려움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