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내 미군기지 도착한 아프간 피란민들
21일(현지시간) 독일 중서부 람슈타인의 미 공군 기지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피란민들이 관련 절차를 밟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과 독일을 포함한 해외 미군 기지에 아프간 피란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2021.8.21 /AP=연합뉴스·미 공군 제공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해외 미군 기지에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사령부는 현재까지 지원 지시는 없었지만 지시가 있다면 한국 정부와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여지를 남기면서 주한미군 기지가 다수 분포된 경기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WSJ "美, 임시거처 해외시설 검토"
주한미군 "아직 지시 받은것 없다
임무 내려질땐 정부와 협력" 여운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피란민들에게 임시 거처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시설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미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타르·바레인 등 아프가니스탄 인근의 미군 기지들이 밀려드는 피란민으로 과밀 상태가 되면서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보도의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고려 중인 해외 시설은 한국, 일본, 독일,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의 미군 기지들이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사령부는 22일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에게 임시 숙소 등을 지원하라는 지시는 아직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리 피터스 대변인은 이날 "주한미군은 현재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출국하는 사람들에게 임시숙소나 다른 지원을 제공하라는 임무 지시를 하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만약 임무 수행 지시가 내려지면 주한미군은 한·미 동맹과 강력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 국방부, 한국 정부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주한미군 기지가 아프가니스탄 피란민들의 임시 거처로 활용될 가능성 속에서 경기지역에도 피란민들이 오게 될지 주목된다. 해외 주둔 미군 기지 중 최대 규모인 평택 캠프 험프리를 비롯해 의정부, 양주, 연천, 동두천 등 국내 주한미군기지 중 다수가 도내 곳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지 많은 도내 곳곳 활용될지 관심
李지사 "공동체의식 발휘되길 희망"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미 언론 보도와 관련해 "우리 정부와 협의한 적 없고 현실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SNS에 '아프가니스탄 여성, 난민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앞으로 크고 작은 문제들이 계속 우리 사회와 정부의 선택을 요구할 것이다. 인권과 세계 평화, 성별·종교·사상 등에 대한 차별 금지, 생명 존중, 폭력과 억압으로 유린되는 기본권 보호라는 원칙을 지키며 공동체 의식이 발휘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