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리며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만류하는 이...<YONHAP NO-2037>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및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나서자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찾아와 윤 의원을 만류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1.8.25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의원직과 대선 경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여야 대선 정국에 예상치 않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대선 주자들은 사퇴 철회를 요구하며 윤 의원 설득과 함께 권익위원회 때리기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후보 캠프 소속 의원들이 많이 포함된 것을 내세워 캠프 공격에 화력을 쏟고 있다.

여기에 대선 주자도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가 하면, 윤 의원 사퇴 처리가 앞으로 정치권에 미칠 파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부친 농지법위반 의혹' 명단 발표에 "정권교체 명분 희화화 빌미 제공
대선 경선도 포기"… 與 "속보이는 사퇴쇼, 국민 기만하지 말라" 논평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원직을 서초갑 지역구민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부터 대선 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고 대선 경선 후보직도 사퇴했다.

권익위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의원 12명의 부동산 의혹을 발표했으며, 윤 의원은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명단에 포함됐다. 당 지도부는 본인의 문제가 아니거나 소명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윤 의원 건은 문제 삼지 않았다.

윤 의원은 "국민께 심려를 끼치게 돼 송구하다"며 "저희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하는 바람에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독립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지난 아버님을 엮은 무리수가 야당 의원의 평판을 흠집 내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나"라며 "권익위의 끼워 맞추기 조사"라고 비판했다. "우스꽝스러운 조사"라고도 했다.

이어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는 현 정부의 부동산 실패와 내로남불 행태"라며 "그 최전선에서 싸워온 제가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할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의원직이 바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국회법상 회기 중에는 무기명 투표를 거쳐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과 과반 찬성으로 의결하게 돼 있다. 현재 회기 중이기 때문에 박병석 의장이 처리해야 하는 데 무턱대고 표결에 부칠 수도 없는 처지다.

이미 민주당도 부동산 투기 의혹에 걸려 탈당 권유를 받은 의원이 그대로 당직을 유지한 채 내버려두고 있어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가 부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의원의 사퇴로 당내 대권 주자들도 일제히 대선 후보도 부동산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윤 의원의 사퇴 결정을 '사퇴 쇼'로 규정하고, 국민 기만을 멈추라고 엄포를 놨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열린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논평에서 "진정 사퇴 의사가 있다면 언론 플레이를 하거나 기자회견을 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장을 찾아가 사직서를 제출하면 된다"며 "속 보이는 사퇴 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정의종·김연태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