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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한 도서관의 모습. /경인일보DB

거리두기 4단계 적용되면서 수용인원 50%까지 제한
재택근무 직장인 등 몰리면서 이용자 불만 가중

코로나19 사태로 도서관의 하루는 '자리 쟁탈전'으로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도서관 수용 인원이 50%까지 제한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재택 근무 중인 직장인과 취업 준비생, 수능을 앞둔 학생들까지 한 데 몰리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26일 오전 8시께 찾은 수원 북수원도서관 입구에는 개관을 기다리는 이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열람실 이용자들은 도서관이 문을 열자마자 앉고 싶은 자리를 찾아 이동했다.

이른바 '명당' 자리는 3층 열람실 구석에 위치한 14개 좌석이다. 1인용 테이블인데, 칸막이까지 있어 개관한 지 20분이 채 안 돼 자리가 동났다. 취업 준비생 김모(26)씨는 "오늘도 문 열자마자 바로 왔다"며 "경험상 1시간만 늦어도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휴일에는 가뜩이나 이용자가 더 많다고 하소연했다.

광교홍재도서관, 사물함 사업 민간 운영업체 적자 우려 사업중단
행정기관 "방역 조치의 일환… 이용자 분들도 서로 배려해주시길"

인근 광교홍재도서관도 마찬가지였다. 개관한 지 2시간 가량 지났지만 이미 113개 좌석 중 100여 자리가 동이 났다. 열람실 입구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물함'도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적자를 우려한 민간 운영 업체가 코로나 19 기간 동안 사업 중단을 선언 한 것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서모(26)씨는 "수험서가 정말 두껍다"며 "단출했던 가방이 수험서로 가득 찼고, 이제는 이용이 불가능해진 사물함 위에 몰래 쌓아두는 게 일상이 됐다"고 했다. 사물함 위로 눈길을 돌려보니 수험서, 슬리퍼, 독서대 등이 빼곡했다.

용인 상현도서관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특히 이 곳은 열람실 인원은 30%까지 제한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4분 기준 예약 대기자만 12명에 달했다. 열람실 이용자 A씨는 "수지도서관이 지난 23일부터 휴관에 들어가서 이 곳으로 왔다"며 "오전 8시가 되기 전 입구에 줄을 서 있다가 들어왔다"고 했다. 열람실 내부에도 변화가 있었다. 내부를 가득 메웠던 의자는 켜켜이 쌓인 채 휴게실 한 편으로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도서관 수난 시대'가 열렸다.

좌석 수 제한, 휴게실 이용 불가 등 조치로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된 것이다. 커뮤니티 카페 등 온라인에서도 이러한 불평 글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행정기관에서도 할 말은 많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거리두기 4단계 적용 뒤 도서관 이용에 있어 불편함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지만 방역 조치 일환이어서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이용자 분들도 서로 배려 해주길 바라고 저희 역시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