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탑승인원이 오후 6시 이후 2인으로 제한되며 사납금조차 채우지 못하는 택시기사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버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은 수십, 수백명이 밀착해 다니는데 애꿎은 택시 탑승인원만 제한한 조치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택시업계는 '택시 대중교통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버스·지하철 수십·수백명 밀착
형평성 지적 "대중교통화 필요"
법인 택시기사 김현덕(61)씨는 27일 오전 5시부터 28일 오전 1시까지 5만원을 벌었다. 중간 휴식시간 2시간을 제외하고 꼬박 18시간을 일했지만 사납금 13만5천원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후 10시 영업제한 이후로 줄었던 손님은 6시 이후 2인 인원 제한, 9시 영업 제한으로 찾아보기 더 힘들어졌다.
김씨는 "9시 이후에는 돌아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 매출이 반 토막도 안 된다"며 "버스나 지하철은 사람들이 몸을 맞대고 가면서 택시는 왜 인원을 제한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개인 택시기사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정호진(64)씨는 12시간을 꼬박 일해 평균 10만원을 번다. 아내와 어머니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지만 기름값과 밥값을 빼면 텅 비어버리는 주머니에 집에 돌아갈 때면 어깨가 무거워진다.
정씨는 "원래 주간, 야간 교대로 일했는데 새벽에 손님이 없으니 기사들이 시간대를 바꿔 더 일찍 나온다"며 "분산해서 일하다가 같은 시간에 일하니 경쟁이 심해져 더 힘들다"고 말했다.
정씨는 정부의 정책은 다 가식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씨는 "백신을 2차까지 맞은 사람이 얼마 되지 않고, 그마저도 노인들인데 밖으로 나오겠나"라며 "백신 인센티브라고 잘 해주는 척하지만 그 정책이 다 무슨 소용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차라리 12시까지 영업시간을 늘려주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18시간 5만원 벌어 사납금 부족
"같은 시간에 일하니 경쟁 치열"
'백신 인센티브' 지침 조차 없어
택시업계는 택시의 대중교통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택시기사 조성희(68)씨는 "코로나 이후 생활이 힘들어 건설현장 일용직 등 다른 일을 함께하는 택시기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대중교통화를 통해 버스처럼 고정적으로 나라에서 지원을 해준다면 생계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택시는 '백신 인센티브'가 적용되는지 지침조차 내려오지 않았는데 무조건 3인 이상 타지 말라고 막는다"며 "택시 운송업자들이 많이 떠나는 상황인 만큼 국토부에 택시 대중교통화 관련 질의를 하고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