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심지어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도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만약 자세를 바꿀 때 어지럼증이 심하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면 이석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석증은 귓속 깊은 곳에 있는 반고리관에 이석이라는 물질이 퇴행성 변화 등의 이유로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느끼는 증상이다. 반고리관은 사람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물로, 내부에 액체가 있다. 심한 어지럼증이 수초에서 수분가량 지속되다가 사라지는 증상이 반복된다.
의학적으로는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 '양성 발작성 현기증', '양성 체위성 현훈', '양성 자세 현훈' 등으로 불린다. 이 용어들을 풀어보면 '양성'은 귀나 뇌 등 두경부에 심각한 질환이 없는데 어지럼이 발생하고, '발작'은 갑자기 발생했다가 저절로 나아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체위'는 자세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자세 바꿀때 '수초에서 수분가량' 지속
골밀도 감소·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
외부의 충격이나 골밀도 감소, 바이러스 감염, 약물 부작용 등이 이석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이석증은 머리의 움직임과 큰 관련이 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돌아누울 때, 갑자기 하늘을 바라보거나 고개를 돌릴 때도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주변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져 균형을 못 잡고 쓰러질 수 있다. 어지러우면서 속이 메스껍고 구토를 할 수도 있다.
의사와 상담해 이석증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이염의 소견은 없는지, 어지럼의 원인이 이석증이 아닌 다른 질환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지 진단할 필요가 있다.
뇌졸중 등 심각한 뇌질환 가능성 있어
약물은 보조수단… 치환술 만족도 높아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차흥억 교수는 "심한 어지럼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거나 신경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 뇌출혈과 같은 심각한 뇌질환도 의심할 수 있어 환자가 자의적으로 이석증으로 진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치료법으로는 이석 치환술, 이석 정복술 등이 있다.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원래의 위치로 이동시키는 간단한 시술로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다. 약물은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아닌 증상 경감을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