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직 사퇴 요구하는 국민의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1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출석하며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을 든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1.8.31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경기도의회가 임시회 첫날부터 '전 도민 재난기본소득' 블랙홀에 빨려들어 간 모양새다. 이례적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간 날 선 공방이 오갔다.

31일 경기도의회는 12일간 열리는 제354회 임시회에 돌입했다. 첫날 본회의에서는 전 도민 재난기본소득 지급 수정예산안이 담긴 경기도 추가경정예산안 제안설명 등이 예고됐으나 사실상 전 도민 재난기본소득 지급 과정 등에서 발생한 입장 차가 집중 조명됐다.

임시회 첫날 지급과정 등 입장차
장현국 의장 '졸속 추진' 비판
이재명 지사 "의장은 중립 필요"


본회의 개회사에서 장현국 의장은 이 지사가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급안에서 제외된 상위소득 12% 도민에게도 추가 지급을 결정한 것을 두고 "비교섭단체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는데 일부 의견을 (경기도의회) 모두의 의견인 것처럼 발표한 이 지사의 발언은 의회를 무시한 것"이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장 의장은 "재난기본소득 예산이 당초 제출된 추경예산안보다 2천190억원 증액돼 수정 제출된 것은 (집행부가)졸속으로 추진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03_11.jpg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1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보고하고 있다. 2021.8.31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이에 이 지사는 반박에 나섰다.

이 지사는 장 의장이 지난 13일 전 도민 재난지원금 반대 기자회견을 한 것을 놓고 "의장께서 의회를 대표하는 건 맞는데 정책현안에 대해 일방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권리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의장은 다양한 정치세력이 합의해서 투표로 선출된 분이기에 정책이나 다른 입장에 대해 중립을 지킬 필요가 있다. 그게 회의체 대표의 역할이다. 제가 의장 권리를 침해했다고 말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맞받아쳤다.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싸고 덩달아 도의회 민주당 내분도 심해지고 있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철(의왕1) 대표의원이 당내 도의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이 지사에게 전 도민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제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다수 나온 것이다.

한편 이날 도의회 국민의힘 의원 6명이 전 도민 재난기본소득 지급 결정을 철회하라는 요구 등을 담은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성주·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