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집단 괴롭힘이 확인돼 징계위 열어 징계하겠습니다. 그런데 직·간접적 원인엔 원청도 있는 걸로 저희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김포에서 한 택배 대리점을 운영하던 40대 점주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유족의 뜻에 따라 소속 택배 기사들의 괴롭힘 여부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택배노조가 자체 조사결과 발표에 나섰다. 조사결과 발표가 이뤄진 뒤 연맹 1층에선 대리점주연합회장이 직접 유족의 뜻을 전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2일 서울 서대문구의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설립된 지난 5월1일부터 4개월여의 단체카카오톡방 내용 전수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넉달 채팅방 전수조사 결과 발표
비조합원 향한 폭언·욕설에 사과
사법 판단 존중… 불법파업 "없다"
시작 전 고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한 묵념을 약 1분간 가졌다.
발표에 나선 김태완 택배노조 부위원장은 먼저 노조원들의 행위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13명 노조원의 단톡방을 조사한 결과 실제로 인간적 모멸감을 줄 만한 비아냥·조롱·항의성 글을 발견했다"며 "비조합원을 향한 조합원의 폭언과 욕설도 확인돼 이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경찰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조합원에 안내하고, 사법 판단에 대해선 존중하고 인정하겠다"며 "노조 자체적으로도 징계위를 열어 조합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과격한 용어를 사용하는 일도 잦게 나타나는 만큼 앞으로는 원칙을 수립해 욕설·비방 등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불법파업에 대해선 "없었다"며 '개선요청' 차원에서 '9시 출근·11시 배송출발'은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해당 대리점은 6년에 걸쳐 수수료가 지연 지급돼 이에 대해 항의하고 해결되지 않자 지난 5월1일 노조를 창설했다"며 "파업은 없었고, 노조의 기본 방침에 의거한 개선요청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대리점연합측 "고인 모욕" 유족 대변
원청으로 물타기 하려는 행위 규탄
한편, 회견이 끝난 뒤 연맹 1층에선 김종철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회장이 직접 유족의 뜻을 전했다.
김 회장은 "노조의 기자회견은 고인의 죽음을 모욕하는 패륜적 행위"라며 "용서할 수 없는 행위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고인의 발인이 끝나자마자 이런 기자회견을 하는 저의가 의심된다"며 "고인의 유서에서는 택배 노조원의 지속적 괴롭힘을 호소하고 있는데, 되레 원청으로 물타기 하려는 택배노조의 행위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