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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찾은 용인 장애인운전지원센터. 장애인 단체를 중심으로 센터 확충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1.9.3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장애인들은 운전 배우려면 2개월이나 기다려야 해요."

장애인들에게 운전면허 취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장애인운전지원센터'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에는 8년째 용인에만 센터가 운영되고 있어, 장애인 단체들을 중심으로 센터 확충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경인일보 취재 결과 도로교통공단에서 운영하는 장애인운전지원센터는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장애인에게 장내, 도로주행 시험 등에 대한 교육을 지원하는 곳이다. 지난해부터는 무료 교육 대상 제한을 없애 모든 장애인이 교육 대상에 포함했다.

하지만 정작 센터 수와 인력 지원은 부족하다 보니 교육을 제 때 받지 못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일부 센터들은 교육 신청 뒤 대기 시간이 최소 한 달에서 많게는 두 달까지 걸리고 있다. 용인 센터의 경우 지난달 기준 교육 신청 뒤 약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인천과 전북에서도 교육 신청 뒤 두 달 가량 대기를 해야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먼 거리 이동 탓에 아예 교육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우리 지역에도 센터를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운전면허 취득 장애인 3천441건 중 센터의 무료 교육을 이용한 사람은 1천147명(3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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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찾은 용인 장애인운전지원센터. 장애인 단체를 중심으로 센터 확충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1.9.3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A씨는 "시내를 움직이는 것도 힘든데 면허 취득을 위해 시외를 나간다는 것은 꿈 같은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전담 인력 부족도 문제다. 현재 용인시 운전면허지원센터에는 총 4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운전 교육과 현장 실습 등 모든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장애인 교육 특성상 일대일 수업만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센터 이용자 수 증가세에 비하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용인 센터 이용자 수는 지난 2018년 158명, 2019년 164명, 2020년 232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시설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관계자는 "상담 및 정보 제공, 주행 등 교육 진행 과정이 늦어지거나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며 "무료 운전 교육 확대에도 장애인들이 불편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도로교통공단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에서도 "면허 취득을 위해 교육 받을 곳이 없다는 불편이 여러 차례 접수됐고 경기도에 주민 참여 예산 사업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라고 했다.

공단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 예산 반영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건의 사항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내년 2곳 등 센터를 점차 전국적으로 늘려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