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상화(34·가명)씨는 4억원짜리 아파트 전세 대금 납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아파트는 2억원 후반대에 전세 가격이 형성됐지만 1년 새 무섭게 전세 가격이 올라 이씨가 입주할 때쯤 4억원에 도달한 것이다.

전세자금 대출 한도인 80%를 꽉 채워 받더라도 8천만원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이씨가 모아둔 자금은 3천만원에 불과하다. 최근 상담받은 은행에서 5천만원까지는 신용대출이 어려울 거라고 고개를 저으며 인터넷 은행을 통해 비대면 대출이라도 받으려는데 최근 대출 한도 축소로 이마저도 여의치가 않다.

이씨는 "마이너스 통장도, 신용대출도 금리가 올라 대출을 받으면 전세 대출까지 이자 부담이 심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 광교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노유진(28)씨는 최근 2천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에 금리가 올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분기당 1번씩 금리가 변동되는데 3분기 금리가 오른 것이다.

노씨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아 소상공인 긴급지원 대출을 받았다. 소상공인 대출은 정부가 이자 상환을 유예하면서 현재까지 부담이 되지 않지만 이것만으로는 가게를 꾸리기 어려워 마이너스 통장 대출까지 받았다.

노씨는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소상공인 긴급대출 말고 신용대출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대출 금리가 오른데다 이제 곧 소상공인 대출 상환까지 도래하면 어려움이 커질 것 같다"고 전했다. 


3개월간 4대은행 금리 0.5%p 올라
전세값 상승·대출상환 임박 '난감'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고 대출을 조이면서 서민·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대출금리는 0.5%p 뛰었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전에 이미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금리가 서서히 오르게 된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대출 총량 관리에 집중하면서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의 대출 총량 증가는 대출 건수가 늘었다기보다는 집값·전셋값이 오르며 덩달아 상승한 것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금리를 올리지 않고는 총량을 조절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